만약 이번 작품이 원작을 그대로 영화로 만들면, 손익분기점은 이 정도로 높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규모를 키우면서 액션 분량도 대폭 늘어줬습니다. 이에 따라 손익분기점도 올라가는 겁니다.
이번 작품은 원작 안 보셨던 분들에게 괜찮은 작품이 될 겁니다.
개인취향에 따라 평가가 엇갈려도 최소한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한 영화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상당 분량을 차지한 액션와 배우분들의 열연 때문에 볼거리가 충분히 있습니다. 스토리도 많이 복잡하지 않고, 미술과 촬영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원작, 혹은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중국 영화 <바람의 소리>를 한번이라도 보셨다면, 이 작품은 그냥 쓰레기와 별거 없습니다.
<유령>은 오리지널 영화였으면 몰라도, 원작이 있는 작품을 이 정도로 원작과 다르게 만들면 원작에 대한 모독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단 중국판 영화와 비교하자면...
중국판에서 느낄 수 없어던 국뽕을 한국판에서 치사량으로 투입하고,
중국판의 결말의 여운과 깊이는 한국판에서 온데간데 없이 깔끔하게 사라졌고,
한국판의 고문씬은 창의력도 수위도 중국판보다 몇배 더 못 하고,
한국판에서 생성한 긴장감과 추리의 묘미는 중국판과 비해 없는 수준입니다.
다시 원작과 비교하자면...
반전, 캐릭터, 결말, 러브라인, 이 영화에서는 원작에서 손댈 수 있는 부분을 전부 다 댔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몇몇 장면 빼고 원작의 흔적 찾기 더 힘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결과물이 좋으면 원작과 아예 다르게 만들어도 괜찮은데... 이 영화는 원작의 매력을 보여주는커녕, 첩보 영화로서의 매력도 잘 보여주지 못 했습니다.
액션 장르의 오리지널 스파이 영화 <유령>이라면, 저는 점수를 더 많이 주고 싶긴 하지만, 원작을 생각하면 진짜 못 주겠습니다.
원작의 매력은 밀폐된 공간에서 인물 사이의 심리전과 탐색전에서 뿜어졌는데,
한국판의 매력은 액션 장면에서 오는 쾌감?
솔직히 개인적으로 최근 개봉한 작품 중 <젠틀맨>과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라인업과 훌륭한 연기 빼고, 중국판보다 몇배 더 못 만드는 한국판 <풍성 / 바람의 소리>입니다.
저는 중국판을 봤을 때 캐릭터의 희생정신 때문에 많이 울었는데, 한국판을 봤을 때 실소만 했습니다.
그리고 원작과의 비교는 할 말이 많으니, 그냥 더 안 하겠습니다.
원작 모르거나 안 보시 분들께 추첨 못 하겠지만, 보고 싶으면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원작을 이미 보셨던 분이라면, 중국 영화 <바람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추천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