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사에서 하도 <독전> 감독 작품이라는 걸 강조를 하길래..... 예전에 독전을 보던 느낌과 비교를 해보면 이번 <유령>도 독전때와 같은 장단점이 반복이 되고 있구나하는걸 느꼈습니다.
우연인진 모르겠지만
독전은 홍콩영화 <마약전쟁>을 리메이크 한 영화
유령은 중국 원작소설과 동명의 영화 <바람의 소리>를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둘다 이미 중화권 국가들에서 개봉되었던 작품을 우리식으로 리메이크해서 만든 작품이란 특징이 있지요.
그리고 이 <독전>과 <유령>에서 이해영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서 나오는 장단점이 있는데(물론 제 개인적인 평입니다...ㅎ)
일단 첫번째로는 화면에 대한 연출은 일단 스타일리쉬하단 점입니다. 화면구도를 어떻게 잡고, 카메라 각도를 어떤 식으로 배치했는지 그리고 독특한 색감의 화면을 활용한다는 점이 독전에서도 드러나고 이번 유령에서도 잘 쓰인 것같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가끔 그 안에 등장하는 몇몇 주조연 배우의 연기와 흔치 않은 캐릭터성이 인상적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유령>보단 <독전>에서 이 점이 훨씬 더 두드러졌습니다.
<독전>에서는 故김주혁 배우님이 연기한 캐릭터와 진서연 배우님이 연기한 캐릭터가 호평을 받아 주연보다도 더 주목을 받은 인상적인 씬스틸러가 되었죠.
<유령>에서 박해수 배우님이 연기한 카이토도 후반부에 갈수록 광기스러운 일본어 연기를 보여주어 인상에 남았었습니다.
하지만 이 점은 오히려 다른 캐릭터들이 너무 붕뜨고 난잡해서 한쪽이 오히려 더 부각이 되어서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독전때도 마찬가지고 유령도 마찬가지에요.
무라마사 준지는 일본측 인물들 중에도 과거사가 가장 부각되는 캐릭터지만 그럼에도 어째서 이런 행동을 하는 지에대한 의문이 많이 남고.......
박차경은 주연만큼 주목을 받는데도 왜 극 중내내 하는게 별로 없는 느낌이지?란 느낌도 들고.....
유리코는.... 갑자기 왜저러지....?싶고ㅋㅋㅋㅋ극을 위해서 정무국 비서실장이라는 직위가 의미가 있었나?이런 느낌도 드네요..... 여성위주 서사라 그런식으로 구상된건진 몰라도 실제 역사에선 불가능한 캐릭터......
그리고 천계장은 진짜 뭐하는 인간인가 싶고ㅋㅋㅋ 서현우 배우님의 얼굴과 연기가 아까웠습니다.
장점을 그나마 이렇게 나열해봤지만 단점은 역시...... 각본입니다.
<유령>은 스파이를 찾아내는 추리극 형식의 영화로 가대하게 만들지만 관객이 처음부터 스토리를 이해하고 따라가며 후반부까지 추리를 해나가게 하지 않아요. 초반에 암호를 심어둔 영화포스터 속에도 그냥 저런식으로 암호가 만들어졌다만 보여줄 뿐 저걸 어떻게 해독하나를 보여주긴커녕 자막으로 때우곤 그냥 넘어가버립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극의 흐름을 하나로 유기적으로 잇는데에 실패한 결과물입니다. 영화의 컨셉이 통일되어있거나 자연스럽게 연결되지가 않고 갑자기 난잡하게 바뀌니 혼란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없던 떡밥이 갑자기 나타나 관객이 예상할 수도 없는 반전이 뜬금없이 나오고 정작 극중 내내 떡밥을 던지고 이후 어떤 인물의 내적갈등에 영향을 줄줄 알았던 과거사 속 그 떡밥은 후반까지도 제대로 짚지도 않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유령의 정체를 찾는다기엔 카이토가 너무 마구잡이로 아무나 잡아온건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암호문도 그렇고 그냥 카이토가 자신만의 촉과 지능으로 이 인간들로 추려냈다가 끝이에요. 그 안에서 누가 유령인지 초반 내내 열심히 찾아놓고선 정작 유령이 드러난 순간은 너무 허무했습니다.
관객도 머리를 쓰며 같이 유령이 누구인지를 찾고 그 다음에 극에서 어떤 카타르시스를 그 유령이 보여줄지를 예상하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게해요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아무 생각없이 어 그래?그런가보다 하고 봐야합니다....
심지어 그 장면은 <독전>에서 이 선생의 진짜 정체가 드러날 때와 같은 느낌입니다ㅠㅠㅜ유령이 좀 더 허무할 정도.......예상치 못한 반전은 관객에게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그 반전에는 반전을 추리해낼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한다는 점을 알려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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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유령을 시사회로 보기도 전에 감독님의 전작을 보면서 이런식으로 불호평을 예상을 다 할 수도 있었습니다. 다만 전작이 이렇다고 해서 다음작품이 똑같이 나올거란 편견도 거리를 둬야하고....그 믿음을 가지고 보러갔지만.... 제가 예측한 점들이 또 반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예.......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