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걸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았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며 가장 먼저 생각난 레퍼런스는 "오즈의 마법사"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의 동화였습니다.
두 동화는 모두 한 여자아이가 이상한 세계로 빠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여자아이는, 전혀 다른 규칙으로 움직이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을 떠납니다.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는 이와 닮은 꼴입니다. 우영우는 자신과 전혀 다른 규칙의 세계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목표는 다릅니다. 우영우가 꿈꾸는 목표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영우의 세계가 타인의 세계에 부딪칠 때마다, 우영우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합니다. 그 중 하나는 헤드폰입니다. 노이즈캔슬링, 소음을 완전히 잡아주고 고래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헤드폰은 우영우의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다른 하나는 어느 곳에 들어갈 때마다 노크를 하고, 속으로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는 것입니다. 작은 변화라도 우영우에겐 세계가 변하는 큰 충격을 받으니깐요.
드라마는 16부작에 걸쳐 이런 우영우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을 때론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어떨 때엔 "정말 저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신파도 좀 있습니다. 실제로 주변 평을 들어보니, 신파가 시작되는 에피소드의 느낌적 느낌부터 별로라는 이야기가 좀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영우는 계속해서 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건 아마 순수함일 겁니다.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순수함, 그러한 순수함에 물들어 바보가 되어가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보자면 마음 한 구석이 따스해집니다.
것 참, 보면 볼수록 제주도에 가고 싶네요. 일전 우연히 만났던 당시엔 이름을 몰랐던 돌고래들을 보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