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슬픔의 삼각형>을 관람했어요.
후기/리뷰를 적어야하나, 영화잡담으로 제 생각을 이야기해야하나... 여전히 고민되는 영화입니다. 물론 두 선택지의 차이는 <스포>라는 강력한 언급여부인데요.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 영화만큼 <스포>가 무의미한 영화가 있나 싶네요. 여튼, 최대한 스포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보면서, 느낀 몇몇가지를 이야기해 볼게요.
* 이 글 속의 모든 사진들은, 무코님께서 올려주신 <굿즈자료실>에 있는 사진들입니다. 언제나 좋은 자료들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영화의 최대포인트(?) 였던 더러움.(역겨움)
여러 굿즈를 비롯해서, 어느정도 이 영화는 '더러움'주의라는 딱지가 붙었는데요. 아마도, 포스터를 통해서 어느정도의 한계치를 은밀하게 노출한듯 싶어요. 영화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그 문제의 골든보밋우먼이 등장하면서, 두뇌속에서 삐뽀~ 삐뽀~ 빨간불 램프가 반짝이더라구여.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볼만(?) 했어요. 올해 더럽게? 재미있게 본 <바빌론>과 살짝 비교해볼게요. <바빌론>의 경우 (퇴폐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더럽고, 역겨운 장면들이 뜬금포로 사사삭 지나가는 반면, <슬픔의 삼각형>에서는 그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설정되어 있어요. 따라서,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 혹은 앞서 언급했던 노출된 포스터 샷들을 통한 마음속경보기가 작동한 듯 싶어요.
* 물론 생각보다 장면들이 길게나오고,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주의 또 주의 !!!
* 웃 음 의 미 학
우리들은 항상 웃으려 노력하며 살고 있지요. 그러한 웃음의 원천들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짜릿함과 ! 유쾌 !상쾌 ! 통쾌 ! 한 웃음. 아드레날린이 폭발해버린 환희와 포효...
이 영화는 다릅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피식~ 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요. 때로는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비아냥 또는 조롱거리는 웃음도. 실실 쪼개면서도, 어이가 없다는 허탈한 웃음도 나오고... 지금은 '썩소'라는 표현이 잘 쓰이지 않은데... '썩소'도 생각나고...
무엇보다 '웃프다'라는 표현은... 이 영화와 왠지 일심동체처럼 느껴졌어요. 웃음의 형태와 종류가 이렇게나 다양했었나... 이 영화의 또 다른 발견이네요.
* 이것이 바로 유럽감성 !
확실히 우리가 쉽게 접해왔던, 헐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감성과 느낌들입니다. 장담하건대,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좋고 나쁨을 떠나, '유니크'하다는 표현에 동의하실 거에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하나는, 우리들이 영화를 바라보았던 시선이 다소 협소(?)했다는 점... 이 영화를 보면서,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떠올렸다는분이 많으신데요. <기생충>영화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고, 작품성도 너무나 훌륭한 영화이지요. 우리에게는, ****의 한국영화가 세계적으로 진출하면서, 그러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이미 유럽에서는 ****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영화들이 수십년간 많이 나왔다고 하네요. 따라서, 이 영화를 유럽인들이 보기에는 <기생충>을 포함한, 다양한 영화들의 영향을 받아 탄생했다고 믿는거죠. 그들의 사고프리즘이 더 다양하다고 할까요? 살짝 질투가 나기도...
다른 하나는, 열린결말? 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나름 유럽영화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듯. '유럽 영화는 원래 그렇게 보는거야.' 라는 재밌는 표현도 생각나고. 그렇다고해서, 영화의 결말을 뜬금없이 무한대로 상상할 수 있다는건 절대 아니에요. 러닝타임내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이야기의 뒷부분들이 몇가지의 선택지로 수렴되니까요. 각각 다른 선택지를 고르게 되는 이유는, 자신이 살아온 과정과 신념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따라서, 영화의 완성은 '관객'이다라는 표현은, 유럽영화 바로 '그 자체'라고 생각되요.
* 가장 슬픔에 잠겼던건...
영화 <바빌론>에서, 잭의 시대가 지나가고...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가면서, 그가 웃음거리로 남게되었을때... 컬럼니스트 엘리노어는 이렇게 말하죠. "당신의 전성기는 끝났지만... 100여년이 지나서도, 사람들이 당신의 영화를 보게 된다면, 당신은 그 영화속에서 영원히 살 수 있는거야..."라고... 100여년이 지난다 할지라도...
얼마전, 후기를 쓴 <남은 인생 10년>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길게보면 길고, 짧게 보면 짧게 느껴지는 시간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슬픔의 삼각형> 2022년작. 제가 제일 관심있게 보았던 배우 찰빈 딘 크릭 ( 야야 역 )님이 작년에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하네요. 1990년생이시면, 굉장히 젊은 나이이신데...ㅠㅠ 자신의 영화를 통해서 기억될 수 있다는 100년이라는 시간도 아닌 ! 새로운 사랑에 삶을 후회없이 떠날 수 있다는 10년 이라는 시간도 아닌 ! 지금으로부터 1년전? 고작 1년전 2022년 <슬픔의 삼각형>이 그녀의 유작이 되어버렸다는게... 하... 뭔가 씁쓸하네요. 허탈함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웃프다'라는 표현에서 뭔가 2% 부족하달까요... 어이없어서 나오는 슬.픈.웃.음.
* 궁금했던 이야기들....
1. 3부작중 2부의 타이틀이 좀 이상하지 않았나요 ? 요트 ? why ???
2. 초반에, 남자모델 교정?해줄때... 얼굴 이마에 슬픈듯한 삼각형 만들지 말라고 하는데... < Triangle of sadness >라는 관용어구가 있나요 ? 아니면 실제 회화체 표현으로 자주 쓰이는지 궁금하네요.
3. 무코님들이 상상하시는, 이어지는 이야기에는 어떤것이 있나요 ? 짱구생각으로는, 삼각형의 또다른 의미로 남녀간의 삼각관계도 생각해볼수 있을거 같아요. 그리고 남자는 두 여자 사이로 점핑하다가 돌에 찍혀 죽습니다.ㅋㅋㅋ (물론 스포 아닙니다요 !!! >_< )
4. 인덴 볼켄~ 오늘은 인덴 볼켄 !!!! 인덴 볼켄....
글을 너무너무 잘 쓰셔서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
비평가나 기자들 뺨치시네요. ㄷㄷㄷ
맞아요
이 영화보면서 새삼 아. 유럽영화는 원래 이랬었지
비틀고 풍자하고 과감히 대놓고 도발하고 등등등
저도 후기에 썼지만 영화보면서 썩소와 분노가 막 교차했더랬습니다.
야야 배우의 뜻밖의 사망소식도 너무 놀라웠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은 말씀처럼 영원히 남은거 같아요. ^^
인덴 볼켄만 말하던 배역은 가오갤 그루트가 떠올랐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