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보다 100만 달러 줄어든 예산으로 만들어진 속편인데, 보면서 느껴지는 체감은 그보다 더 큰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100만 달러 이상으로 줄어든게 맞네요.
원작 소설의 프롤로그인 백악기 씬은 원래대로라면 전편에 나왔어야 하지만, 영화판에서는 속편에 나오는데.. 분량이 무척 짧고 트레일러에 나온 것보다 조금 더 긴 정도로 끝나서 밋밋했어요.
전편처럼 중국 자본이 많이 들어가서 중국어 대화 씬 비중이 상당히 커서, 티빙에 대량 업로드 되는 중국 괴수영화 느낌이 물씬 납니다.
뭐.. 그것까진 좋은데, 개연성도 중국 괴수영화처럼 얼탱이가 없는 부분이 많다는게 문제..😑; 제가 원작 소설을 <메그>만 읽어 봤고 속편 <쥬라기 엔젤>을 안 읽어봐서 원작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하이치'- 인간의 손에 사육된 메그의 이름, 소설에서의 이름은 '엔젤' -가 어장을 탈출하는 씬의 개연성은 <샤크네이도>급으로 허접했어요.
원작 작가의 설정대로 고대 생물둘이 사는 심해 영역이 있는데, 이 위험천만한 지역을 해맑은 표정으로 탐사하는 '빡빡이(제이슨 스타뎀)'와 '전랑 따거(오경)' and 엑스트라들- 관상만 봐도 곧 죽을 것 같이 생겼고, 사망플래그도 확실히 세우는... -을 보고 있자니, "전편에서 그 난리를 겪고도 안전불감증 만렙 찍었나?" 하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리고.. 메그들의 습격이 시작되는데, 시계 확보가 안되는 심해에서 엑소 슈트의 탐조등과 해저기지의 조명으로 간간이 확인되는 흉폭한 메그들의 모습은, 악몽속에서나 볼듯한 기괴한 비주얼을 보여줬어요.
제 옆옆자리 엄마와 함께온 5~6살로 추정되는.. 큰소리로 계속 떠들어대던 어린아이는, 해저 습격씬이 시작되고부터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을 짓더니 영화 끝날때까지 침묵을 유지하더군요. ( 🦈들아 Thank You.😑;; )
트레일러에 나왔다시피 '메그'외에 다른 고대생물들도 등장하는데, 코모도 도마뱀 비슷하게 생긴 중형 파충류들은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벨로시랩터' 하위호환이고, 대왕 문어는 "인간 맛있쪄!"하면서 먹방 열심히 하는데.. 그닥 위협적이다 싶은 느낌이 없었어요.
제가 느낀 이영화의 치명적인 문제점이랄까?
인간 빌런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나쁜 짓을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뻔하게 Money 때문이고, 본작에서 중심이 되어야 할 고대 괴수들보다 비중이 큰.. 주객전도된 느낌이었어요.
빡빡이 일행이 천신만고 끝에 바다 위로 탈출한 후로부터 인간 빌런 파트가 진행되는데, 영화가 괴수물에서 VOD 직행용 저예산 액션물로 장르가 바뀐듯했고, 결말에 이르면 빌런들이 멍청하게 최후를 맞이하는데, 얘네들 IQ가 궁금해지는 수준이었어요.
인간 빌런들에게 포커스가 넘어가면서 루즈해졌던 영화는 클라이맥스 빡빡이형 액션씬에서 어느정도 만회하는데, 포디로 봐야 재미를 느낄수 있는게 아닐까 싶고, 영화가 전반적으로 티빙에 대량 업로드 되는 중국 괴수영화 느낌이었어요.
불행중 다행으로 '전랑 따거(오경)'의 비중은 중국 자본이 대거 투입된 영화치곤 그리 크진 않았고, 다소 코믹한 이미지로 나왔어요.
3편을 제작할 떡밥을 투척하고 영화가 끝나긴 하는데, 만약에 3편을 만든다면 2편보다 스케일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괴수물에 충실하게 허접한 인간 빌런들을 모조리 쳐내고, 심해 씬의 기괴한 분위기를 결말까지 끌고 가면서, <언더워터 (원제: THE SHALLOWS )>처럼 만들었다면 훨씬 더 쫄깃쫄깃한 영화가 됐을 것 같아서 못내 아쉬운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