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강력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리뷰입니다.
연인으로 보이는 두 남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분위기가 영 좋지 않은 것이 아무래도 "우리 이만 헤어지자."를 시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암만 그렇다 쳐도 대화 내용이 많이 살벌합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날 떠나면 넌 디져!"를 시전하고, 남자가 좀 많이 쫄은 것을 보니.. 이 언니야가 인상도 좀 무섭고 가죽 잠바 입은 게.. 소싯적에 껌 좀 씹으며 "돈 없어? 만약에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대씩이다?" 했던 것 같고, 남자가 생긴 것도 좀 그렇고 아주 몹쓸 놈인 것 같긴 한데.. 암만 그래도 "널 죽이겠다!"니..😰
그때쯤! 제 머릿속에서 불현듯 뭔가가 생각났는데.. "운디네? RPG에 나오는 물의 정령.. 어릴때 동화책에서 봤고.. 설마.. 이 운디네가 그 운디네?"라는 깨달음과 함께 영화를 보니 그 '운디네' 맞더군요.
#아트하우스 #크리스티안_페촐트_감독전 #운디네
세 번째 관람작 <운디네>는 앞서 관람했던 #피닉스 #열망.과는 달리 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영화였고, 부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헤어지고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흔한 연인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다만.. 알콩달콩한 흔히 보는 그런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었고, 원작처럼 잔혹동화에 가까운 내용이었어요.
수영장에서 자신을 버린 남자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씬은 현실적으로는 "피지컬도 안되는 여성이 어떻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이 판타지고 운디네가 인간이 아니라 물의 정령임을 감안하면 납득이 가는 전개죠.
반면, 자신을 끝까지 못잊어 찾아 헤메는 전 남친에겐 "날 그만 잊고 새출발해.. 안녕.."이라는 듯.. 무언의 메시지를 남기는데, 이 부분이 참 아련했어요.
어릴때 읽었던 운디네 동화엔 이런 내용이 없어서, 한동안 겁에 질려 지냈던 적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감독님이 각색하여 추가했거나 제가 모르는 운디네 설화가 있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국으로 끝났던 <피닉스>, <열망>보다는 해피 엔딩에 가까운 새드 엔딩으로 끝났고, 관객들의 감정선이 절정으로 치닫았을때 갑자기 "컷!"하고 엔딩 크레딧 올리는 연출이 아니라 엔딩의 템포를 길게 가져가더군요.
제가 관람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님 영화중에선 가장 최신작이라,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에 약간의 변화가 생긴건지 원래 해오던 연출인지는 알 수 없네요.
애플tv엔 VOD가 없고, 아쉬운대로 구글에 있길래 구매했습니다.
★★★★★ 진정한 사랑은 마치 유령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