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 좋아보이는 스크래퍼, 절해고도, 당나귀EO, 여덟개의 산 중에 뭘볼까 고민하던 차에...
일단 가장 덜무겁고 기분이 좋아질 거 같은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예전에 킹스맨3가 나름 전쟁?영화라 엄청나게 덕질했었는데...
이때 뇌리에 똭~박힌 해리스 디킨슨이 나오는데다,
<슬픔의 삼각형>,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서도 굉장히 인상깊게 본 배우라 가장 눈길을 잡아끌더라구요.
일단 애들 나오는 영화를 평소에 좋아하기도 했구요.
아이들 특유의 사랑스러운 똘끼랑 순수한 호기심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뻘~한 병맛의 모습을 보다보면,
괜히 흐믓~해져서 무장해제 되는 편인... :)
이 영화는 왠지 <애프터썬>이랑 <강변의 무코리타>를 봤을 때의 감정상태랑 비슷해진 거 같아요.
잔잔~하고 뭉클하게 차오르는 기분?
솔직히 애프터썬은 갑자기 뭐에 확 걸려들었는지 중간에 왈칵하고 터져서
거의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감정의 동요가 일어갖고 쥘쥘 짜면서 봤었는데...ㅜㅜ
이건 좀더 차분하고 유쾌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론 서정적인 분위긴데 소소하게 웃겨요. :)
내용은 엄마를 잃고 혼자살게 된 여자아이가 생전 처음 본 젊은? 친아빠랑 만나게 되는 이야긴데요.
애프터썬은 기억의 파편들이 어지럽게 밀려드는 방식이라면...
이건 좀더 가벼운 에피소드들과 함께 플롯이 쭉 이어지는 방식이라,
혹 애프터썬 편집방식이 취향에 안맞았던 분들도 편안하게 보실 수 있을 듯 하네요.
중간에 쥔공 아이인 조지가 상상하는 순간마다 휙휙 하며 화면이 바뀌는 방식이 참 재치있었습니다.
소소하지만 미장센이나 화면구도가 알뜰살뜰하게 감각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더라구요.
연출방식 자체가 살짝 똘끼있어서 취저였습니다.
전 벌레 싫어하는데 거미들 보고 재밌을 줄이야?!!
(난......... 거미가 싫어~! 꾸엑!)
무엇보다 전 이영화의 음악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BBC가 만든 저예산 영화같은데 다양한 악기를 영화 분위기에 굉장히 잘어울리게 녹여낸 것 같네요.
애가 자전거도둑? 인만큼 쇳소리 나는 관악기랑 타악기의 활용이 참신해서 귀가 즐거웠어요.
엄마를 잃은 주인공 아이가 상처를 입고 발칙하게 애어른처럼 구는것도 꽤 매력적이고,
친구와의 소소한 티키타카의 어린애다운 유머코드도 빵빵 잘터졌습니다.
주인공 아역인 롤라 캠벨도 대단히 인상적이었지만, 해리스 디킨슨은 진짜 주목할만한 배우네요.
귀족자제부터 양아치?느낌까지 다 소화가 가능하다닛!!
마스크도 좋은데 멍~하니 우수에 잠긴 표정이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조토끼, 고슬밥, 레이놀즈에 이어 또한명 맘에 쏙~ 드는 배우를 찾은듯한...? ㅎㅎㅎㅎ
(좀 과하게 잘생긴듯 하지만...ㅋ 근데 아래사진은 토트넘의 히샬리송 닮은 느낌이...?!!)
영화를 다소 늦게 본 편이라 제발 아트하우스 렌티 남아있어라~하고 주문을 외쳤는데...
세상에 렌티에 포스터도 주는군요? 꺄! 이렇게 존재도 몰랐던 굿즈 받으면 왠지 득템한 기분! ㅎㅎㅎ
저 오늘 생일 아닌데... 초는 없지만 후우~ 후우~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