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킬링 문>은 석유를 둘러싼 미국 1920년대 오세이지족 인디언과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FBI에 관한 내용을 다룹니다. 꽤나 긴 런닝타임은 분명 큰 진입장벽이 될 수 있지만 그래도 꼭 극장에서 보셨으면 하는 방대한 대서사시를 그리는 영화입니다. 저도 아마 집에서 봤으면 이렇게까지 집중해서 못봤을듯합니다.
그리 빠르지 않은 템포와 건조한 분위기에 세밀한 각본과 탄탄한 연출력으로 인디언들을 향한 그 당시의 백인 우월주의, 착취를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피와 폭력으로 얼룩진 미국 역사의 현장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는 것마냥 영화의 흡입력과 몰입감이 굉장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끔찍하고 비극적인 이야기는 난해하거나 베베 꼬지 않으면서도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전개되어 흥미진진했고 야망과 탐욕, 부와 권력, 사랑을 둘러싼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 내면 묘사도 훌륭했습니다.
음악, 세트장, 분장, 의상, 미술 등 여러 구성 요소들의 높은 퀄리티는 거장의 품격을 가득 담았고 특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드니로, 릴리 그래드스톤 이 3명의 배우는 기대만큼 높은 체급의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아마 셋 모두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연기상 후보에 오르지 않을까 싶네요. 조연으로 나온 제시 플레먼스와 브렌던 프레이저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도 좋았지만 특히 마지막 10분의 연출은 좀처럼 보기 힘든 신선한 충격을 주는 시네마 그 자체였고 상당한 여운과 임팩트를 남겨주네요. 평소에 긴 영화에 대한 부담이 덜하거나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의 영화를 여직껏 많이 봐왔다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다만 초반부가 비교적 단조롭고 오락적 재미와 강렬함, 자극적인 것, 스펙터클함을 기대한다면 아쉬울듯 합니다.
별점 : 4.6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