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요약: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심한 열화판
내가 범인(凡人)이라서 감독의 심오한 철학을 이해 못하는 걸까, 감독의 심각한 자의식 과잉일까.
전자가 [보 이즈 어프레이드]였다면 후자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였습니다.
[보 이즈~]의 경우에는 각 씬마다 어렴풋이나마 비유와 상징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그게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는 아리송함이었다면,
[그대들은~]은 각 씬이 뭘 의미하는지는 알겠는데, 감독이 그동안 하고싶었지만 못했던 말들을 그냥 중구난방으로 쏟아내서 각 씬들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 이즈~]가 각각의 조각에도 의미가 있고, 그 조각이 어디에 들어가는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심도 깊게 파고들면 큰 그림도 그려지는 모자이크 퍼즐이었다면,
[그대들은~]은 각각의 악기들이 연주하는 멜로디는 알겠지만, 지휘자가 제멋대로 지휘해서 음의 높낮이도 빠르기도 제멋대로 섞여있는 불협화음 오케스트라 같았습니다.
저에게 이 영화는 난해한 예술영화가 아니라 그냥 난잡한 영화였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판타지를 기대하고 봐서 그런지 실망이 컸습니다. 난잡함은 덤이고요.
<보 이즈…>는 아직 안 봤는데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