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청춘 로맨스는 신호등 사탕 같습니다. 달달한 맛에 빠져 혀에서 이리저리 굴리다가 어느 순간 혀를 베이는 아픔에 몸부림치게 되는, 그 아픔을 견딜 수 있게 된 순간 어느새 입 안의 사탕이 다 녹아없어져있는 그런 일련의 과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색깔도 맛도 조금씩 다른 것 같지만 먹다보면 어느새 비슷비슷한 맛이 난다는 것도 그렇고요.
그런 면에서 [오.세.이.사.]는 청포도 사탕 같았습니다. 100원 짜리 저가형 사탕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포장, 더 정제되어있는 단맛, 그리고 더 날카로운 혀베임까지.
베일걸 알면서도 먹고싶은 사탕처럼, 눈물 콧물 짜낼걸 알면서도 보고싶은 청춘 로맨스 중에서도 조금 더 세련된 작품이었습니다.
[오.세.이.사.]를 인상깊게 보신 분이라면 감독의 다른 작품인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추천드립니다. 일본 로맨스 영화 중에서 저의 최애 작품인데, 스토리도 연출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