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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958.jpeg.jpg

 

올해 4월 친한 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힘들었어요. 언니는 여러 이유로 한참 힘들어했지만 또 괜찮아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집에만 있는 것 같아 바깥으로 나오길 유도해봤었어요 하지만 제 노력이 잘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저도 바빠서 잊고 살다가 제가 사람들과 참 여유롭고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에 문득 언니 생각이 났어요. 

 

"아 맞다. 또 한번 연락해야 되는데. 아이 뭐 그래도 또 안나온다 하겠지 더 시간 두고 천천히 연락해봐야지~ "

 

그게 마지막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바로 그 다음날 부고장을 받았거든요. 제가 공부 하던 때라 뒤늦게 연락을 받고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계속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믿을수가 없어서 장례식장 가는 대중교통 안에서 계속 울면서 갔어요. 

 

언니의 죽음이 제 잘못은 아니지만 전날 언니 생각이 났음에도 제가 잘 못챙겼단 생각에 죄책감이 심하게 들었습니다. 한동안 그랬고 여전히 그 마음은 들어요. 내가 그때 바로 연락했더라면. 하고요.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선균씨가 죽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말도 안하려했는데 뭔가 털어놔야 제가 괜찮아질것만 같아서요. 

 

언니의 죽음은 너무 황망하고 급작스러워 상황을 견뎌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아, 내 주변 사람들도 언제든 무슨 이유로든 사라질수있구나. 지금까지도 쭉 이어오는 제 불안과 공포입니다. 

 

저 이선균씨 많이 좋아했습니다. 나온 드라마, 영화, 예능, 인터뷰, 유튜브 다 챙겨보고 몇번 씩 다시보고 할 정도로 많이 좋아했습니다. 

이번 일로 남들이 한없이 까내릴때 어떤 말도 할 수 없었고 의심가는 정황 속에 확정되어가는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의 갭이 있어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죽었대요. 제가 사랑하는, 좋아하는 사람을 또 못본다는 사실이 저를 많이 울적하게 합니다. 

그리고 저는 혜진 배우도 정말 많이 사랑하고 또 그 둘의 모습을 오래 좋아했기에 마음이 꼭 텅 빈 것 같습니다. 

 

아무리 대중의 소리를 듣는 연예인이지만 이번 일은 너무 크게 이슈됐어요. 사람을 너무 몰아세웠고, 견디기 힘들만큼 몰아붙였어요

그가 한 가정의 아버지고, 형제고, 남편이고 아들이었던 것을 다 잊고 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죽였습니다. 어떤 분은 아니라 하시겠지만 저는 그렇다 생각해요

 

무엇보다 그의 가족들과 그중에 제일 가까운 사이였던 전혜진씨가 너무 안됐고 안아주고 싶어요. 얼마나 힘들까요. 언니와 가족도 아니었던 저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힐링캠프 속 나왔던 이선균씨의 진솔한 모습. 아내와 어떻게 만났고 그 둘이 가족을 어떻게 만들어갔는지에 대한 내용. 아내 덕분에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다는 내용, 

 

아내인 전혜진씨가 기생충 제작 앞두고 본인이 잘못되지 않도록 잘 붙들어줬다는 에피소드 (장항준 감독 유튜브), 

 

터프하지만 속은 정많고 착했던 파스타 최현욱 셰프, 본인도 힘들지만 남을 도울 수 있었던 넓은 그릇 박동욱, 속았지만 사랑으로 끝까지 용서하려 했던 화차의 장문호

 

그리고 무엇보다 무대인사때 관객석에 앉아있는 사람들 한명한명을 빠짐없이 쭉 둘러보고 마주치며 미소를 보였던 그. 

이제는 영상으로나마 들을 수 있는 그의 목소리가 저는 벌써부터 그립습니다.. 실감이 안나다가 빈소 현장을 보고 .. 안보려 했는데 계속 찾아보게 되다가.. 또 안믿기다가 .. 그가 없다는 사실을 되뇌이며..  좋은 곳에 가 맘 편하게 있길 바라며..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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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st 살찐토끼v 2023.12.29 02:02
    저는 첫 GV가 킬링 로맨스 였어요.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가고 싶더라구요.

    덜덜 떨면서도 무슨 용기로
    마이크도 잡아서 발언권도 받았는데
    그때 제 이야기를 흐믓하게 듣고 웃는
    이선균배우님이 여전히 눈에 선합니다.

    저 역시 작품도 예능도
    이선균배우가 나온다면 빠짐 없이 챙겨보았거든요.
    특히나 시베리아선발대는
    한달에 한번은 정주행했는데..

    잘못이야 어찌됐든
    잘 해결되길. 해결될꺼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부고 소식을 보고는 몇초간 얼어 있었네요.

    미미님의 속상한 마음..
    어떤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하겠지만
    우리 잘 추스리고 또 살아가보아요..
    가끔 한번씩 그들과의 추억도 생각해보면서..🙂
  • 발없는새 2023.12.29 01:47
    원래 사람은 타인의 허물에만 민감하고 자신한테는 관대하며 자기 안위가 우선인 이기적인 동물이죠 그래서 서로 부대끼며 사는 삶 자체가 고통일수 있구요.. 죽음이 꼭 무섭고 나쁜 것만은 아니고 어떤 존재의 육체가 사라진 것일 뿐이니 언니도 이선균씨도 마음에서 놓아주셔도 될것 같아요 어차피 영화도 기억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에서 비롯된 예술이듯 영원한건 결국 기억 밖에 없으니..
  • best 살찐토끼v 2023.12.29 02:02
    저는 첫 GV가 킬링 로맨스 였어요.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가고 싶더라구요.

    덜덜 떨면서도 무슨 용기로
    마이크도 잡아서 발언권도 받았는데
    그때 제 이야기를 흐믓하게 듣고 웃는
    이선균배우님이 여전히 눈에 선합니다.

    저 역시 작품도 예능도
    이선균배우가 나온다면 빠짐 없이 챙겨보았거든요.
    특히나 시베리아선발대는
    한달에 한번은 정주행했는데..

    잘못이야 어찌됐든
    잘 해결되길. 해결될꺼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부고 소식을 보고는 몇초간 얼어 있었네요.

    미미님의 속상한 마음..
    어떤말로도 위로가 되지 못하겠지만
    우리 잘 추스리고 또 살아가보아요..
    가끔 한번씩 그들과의 추억도 생각해보면서..🙂
  • profile
    김다미 2023.12.29 02:48
    <나의 아저씨가> 저의 인생 드라마이고 저도 저런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자주자주 되네였는데. . .이번 이선균 배우님의 죽음은 정말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픔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 . . .
  • 상하원 2023.12.29 02:49
    살다보면 누군가의 죽음으로 떠나보내는 경험을 하게 되죠 우리가 시끌벅적하게 사느라 잊고 있었던 인생의 결말이 적막함, 엄숙함으로 찾아온달까요.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직후의 시기를 잘 보내야 비 온 뒤의 땅이 굳는 것 같습니다.
  • profile
    그윈플렌 2023.12.29 07:19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 그는 행복할겁니다. 힘내자구요 우리 토닥..토닥..
  • profile
    파워핑크걸 2023.12.29 08:1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 댓글이 그다지 위로는 안되지만..
    힘든 시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어요
  • profile
    난나나 2023.12.29 08:38
    주변이나 연애인이나 관심1도 없던 찐MZ아들이 나의아저씨를 얼마전 정주행해서 다시볼정도로 연기잘한다고 인정했던배우 당신의이름은 이선균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profile
    내일은비 2023.12.29 09:46
    옆에 있으면 미미님 힘껏 안아드리고싶네요.ㅠㅠ
    가까운 사람의 죽음만큼 트라우마 큰 일이 없는데
    친한 언니분과 이선균님 죽음까지 겪으셨으니 얼마나 충격이고 맘이 아프셨을지😭
    이선균 배우는 그렇게 갈 일이 아닌데 잘못된 관행부분도 있는거라 앞으로 또이런 안타까운 죽음이 없게끔 사회가 잘 지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기 무코에서 얘기 잘 꺼내셨구요
    미미님의 따뜻한 맘 덕분에 언니도 선균배우님도 좋은 곳으로 가셨을겁니다.
    오늘 이선균님 발인인데 조금만 우시고 기운내세요!!
    그가 남긴 좋은 작품들속에서 영원히 살아있으니까요. ^^
    저는 잠을 못봤는데 소중한 무인사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가그린 2023.12.29 10:22
    잠 인상깊게 봤는데 무인사진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 페라리 2023.12.29 10:40
    2010년에 이선균 & 최강희 주연의 영화 쩨쩨한 로맨스 언론시사회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하던 일이 그쪽이라 저도 참석했었구요. 그때 제 눈앞에서 최강희씨와 더불어 수줍게 쩨쩨댄스를 추시며 열심히 영화 홍보에 임하시던 이선균 배우의 젊은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더불어 유독 더웠던 올 8월. 가족들과 함께 평창동에 놀러 갈 일이 있었습니다. 평창동 명소를 둘러보던 중 마침 오보에힐스 옆을 지나가게 되었고 가족들에게 여기가 이선균이 사는 타운하우스다 라고 말해주니 와 역시 기생충 박사장님 집 답다. 으리으리하다 하며 부러워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올해만 해도 봄의 킬링 로맨스와 가을의 잠까지 전혀 다른 두 장르의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해 내는걸 보고 역시 대배우다 하면서 감탄했었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가다니.. 인생 참 부질없다 싶고 저도 혼자 소주 한병 했습니다. 2023년이 끝나가는 시점 날씨는 예상외로 따뜻한데 마음은 더 춥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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