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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빙 빈센트와의 차이점

 

원작인 '농민'이 폴란드의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이라서 그림체도 그 시대의 사실주의를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위 영상은 유명한 이삭 줍는 여인들 그림인데 영상처럼 이 그림이 영화에 나와요. '이삭 줍는 여인들'은 대표적인 사실주의 미술 작품이라고 합니다. 

 

러빙 빈센트는 영상에 고흐의 작품이 등장하고 애니매이션의 화풍도 고흐의 그림과 비슷해서 특별한 시도이긴 해도 애니매이션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립세의 사계 그림체는 19세기 예술의 흐름이었던 사실주의를 따라서 현실적입니다. 애니매이션이 아니라 실사처럼 보이는 신도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팜 파탈이라 노출 등 수위가 조금 높은 장면도 있는데 사실주의 그림이라서 더 적나라하게 느껴집니다.

 

 

2. 아름다운 유화와 아름답지만은 않은 문학의 만남


이번에도 유화 애니매이션은 아름답습니다. 특히 전통춤을 추는 장면은 명장면이라 다시 보고 싶더군요.

 

반면, 이야기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권선징악 사이다를 원하는 분이라면 불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물 한 명에 몰입하고 싶은데 아니, 정상인이 없잖아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두가 추악함과 인간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막장이라 지루하지 않아 좋을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과 이웃들의 태도 변화를 주목하다 보면 영화가 다르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을 것입니다.  외국 소설, 특히 고전 대하소설을 읽을 때처럼 이름이 좀 진입장벽이긴 합니다만. 

 

 

3. 농민 문학

 

농민 문학이라고 하면 대충 느낌이 오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도 근대에 농민 문학이 유행한 적이 있고 국어 교과서에서도 많이 나왔으니까요.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의 '토지' 같은 폴란드의 소설이라는 글도 있더군요. 

 

원작은 제목부터 그렇듯 농민 문학입니다. 지주, 마름, 소작농의 문제. 영화는 이를 길게 다루지는 않지만 주요 갈등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시대 여성의 낮은 인권. 또 시골 이야기에 사골처럼? 함께 따르는 폐쇄적인 사회의 문제점이 영화의 소재입니다. 물론 주인공의 삶이 주요 이야기입니다만 스포이니 적지 않겠습니다. 

 

 

4. 문학을 영화로 옮기면서 생기는 문제 (스포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 작품 뿐 아니라 소설을 영화화할 때 생기는 문제인데 영화는 러닝타임의 압박 때문에 많은 부분을 버려야 합니다. 특히 고전 소설은 현대의 시선으로 따지면 쓸데없이 긴데 이 소설은 봄, 여름, 가을, 겨울4권 분량의 대하소설이네요.

 

그 시대에는 이런 대하 소설이 유행이었죠. 참고로 원작은 우리나라에선 절판되어서 신간은 구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저도 원작을 읽지 않았습니다만, 19세기 러시아 고전 문학을 좋아해서 대충 이해가 되는 점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좀 생뚱맞게 느껴지는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스포)

영화는 농촌의 문제보다는 한 여성의 일생을 따라가는데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숲의 벌목권과 관련한 농민 봉기 와중에 아들의 심경의 변화가 좀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인이 용서하고 떠나는 신은 더욱 급작스럽게 연출을 해서 갑자기 왜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인데 이건 참회, 용서가 그 시대 대하 소설의 주요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작에서는 부인이 그러한 선택을 하는 심경 변화가 아주 자세히 묘사가 되었을 겁니다. 소설의 분량을 생각하면 당연하죠.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이 그렇듯이요. 

 

 

5. 보면서 생각난 작품들 :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영화), 안나카레니나(소설)

 

보면서 그냥 자연스레 떠오른 작품들입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호불호가 강한 영화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영화고, 립세의 사계도 좋았습니다.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영화도 와닿는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소설 안나카레니나는 이쪽으론 마스터피스이지만 농촌과 관련한 소재 때문에 떠올랐습니다. 비슷한 시대고 폴란드와 러시아는 가까웠으니까요. 사실주의 문학 역시 그렇고요. 영화에 나오는 사랑도 그렇고요. 

 

 

덧) 영화의 이야기를 단 네 글자로 줄일 수 있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중대한 스포임으로 자제하겠습니다. 아마 영화 보신 많은 분들이 떠올리실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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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오 2024.01.05 08:43
    러빙 빈센트 볼때 유화 에니메이션이라
    눈이 많이 피로했는데
    이번 작품은 어떤가요?
  • @네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쓰미 2024.01.05 11:35
    빈센트 보다는 실사 느낌에 가깝긴 합니다. 제 생각에 러빙빈센트 보다는 덜 피로할 같습니다만 저는 러빙빈센트 볼 때도 피로함을 크게 못 느꼈어서 정확히 말씀은 못드리겠네요.

    이 작품도 결국 유화라 피로함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예고편을 여러편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 profile
    벨라불라 2024.01.07 16:36
    무코님이 생각하신 사자성어가 궁금하네요. 저도 딱 생각난 4글자가 있긴한데...사자성어가 아닌, 인터넷용어인지라 아닐듯 싶구...>_< 내용이 아닌, 기술적(?)으로는 <화룡점정-절대 스포는 아님!!!>이 생각나긴 했어요.ㅋ^^;
  • 이지선 2024.01.12 01:02
    리뷰덕에 여러 부분 배웁니다 저는 배경지식 거의 없어서 아쉬웠는데.. 무코님 덕에 조금은 알아가네요. 저도 영화가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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