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국에서 봤는데 무코에 아직 해당 영화 리뷰가 안올라온 것 같아 짧게 적어봅니다.
한없이 가벼운 영화였던 이 [애니원 벗 유]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캐리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요즘같은 추운 겨울에 호주 시드니의 이국적인 여름 해변이 배경인 것도 그렇고, 화창한 날씨 아래서 두 선남선녀가 싸우고 투닥대다 사귀는 이야기가 우리 정서는 아니지만 시각적으로 꽤 대리만족의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1억불을 넘겼을까요) 한국에는 개봉을 안했지만,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곳에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환상이 있으시다면 아마 잘 맞으실 것 같네요.
배우로 보면, 여주 시드니 스위니의 연기는 그저 그랬고 그에 비해 남주 글렌 포웰이 좀 더 인간적으로 그려지고 감정적인 면에서 이 영화의 진주인공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서는 완전히 홀딱 벗는 역할도 시드니 스위니가 아니라 글렌 포웰이 하고 있죠. 탑건 매버릭 해변 장면도 생각나고요.
해외에서는 두 사람이 수영복만 입고 보트 위에서 영화 촬영하는 사진들이 공개될 때 사귀는 거 아니냐는 루머가 돌기도 했나본데, 영화에서는 진지한 장면에서조차 두 사람 간의 그런 썸씽은 안느껴지고 철저히 연기하는 느낌입니다. 영화가 막 로맨틱하다기보다는, 남들 앞에서 치고받다 보니 서로에게 정들었다 그런 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앞서 개봉한 Mean Girls가 좀 더 재미있었는데, 그래도 머리비우고 휴양지로 잠시 떠나 일탈하는 (그리고 19금 안넘는 선에서 특히 여성관객들이 눈요기하는) 그런 기분전환용으로 보기에는 괜찮은 완전 서구식 롬콤이네요.
평점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