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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고 머릿속에서 직역 하게되어 참 거시기하다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ㅎ

그리고 영화를 보니까 왜 저런 제목을 지었는지 알겠더군요.

기본적으로 이 작품의 설정은 '뤽 베송'이 만들어낸 다크히어로물 입니다.

그러니까 '스파이더맨' '배트맨'처럼 주인공의 정체성이 '도그맨'이란 거죠.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연기한 인물의 이름도 그래서 '더글러스 먼로우'입니다.

Douglas Munrow - 이니셜은 D.M.이고 이름과 성의 앞을 따오면 '더그먼', 도그맨인 거죠.

 

아마도 뤽 베송은 토드 필립스의 [조커]를 인상적으로 봤던 모양입니다.

인물의 배경이나 연출 등에서 많은 부분 [조커]를 떠올리게 만들어요

몇몇 장면은 좀 지나치다 싶은 수준인데 이게 유치한 우라까이로 보이지 않은 것은

상당부분 배우 케일럽 랜드리 존스의 연기 때문일 겁니다.

(호와킨 피닉스를 대신하여 그가 조커를 연기했어도 제법 괜찮았을 거 같아요)

 

이야기로 들어가자면, 앞서 다크히어로 쟝르라고 말했다시피

영화는 상당부분을 '도그맨'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진 연유, 그러니까 히어로 탄생서사에 할애합니다.

그는 어두운 성장과정 속에서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까지 얻게 된 크로스드레서입니다.

인물 설정의 한 줄 요약부터가 심상치 않은데 그런 정체성을 얻는 과정에 상당히 공을 들입니다.

비극적인 유년기의 삶은 그에게 많은 것을 빼았았지만 동시에 힘을 얻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정신적 문제가 있는 아버지와 형의 폭력과 학대는 더글러스의 정신을 갉아먹고 종국엔 하반신을 못 쓰게 만들죠

하지만 그 시기를 거치며 그는 '도그맨'으로서의 초능력이랄 수 있는 개들과 소통 능력을 얻게 됩니다.

 

이후 보육원에서 만난 생애 유일한 사랑이었던 샐마와 인연은 결국 참담한 짝사랑 실패와 현실자각으로 끝맺지만

그 과정에서 익힌 셰익스피어의 이해와 연기/분장술은 이후 드랙퀸 쇼라는 직장을 얻고 더 나아가

더글라스라는 자아를 분장으로 가린 채 '도그맨'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됩니다.

 

개들과 소통 능력을 이용해 시작한 좀도둑질은 한 보험사 직원에게 들통이 나게 되지만

범인을 잡는 게 아니라 그를 협박하여 보물을 뜯어내려는 상대 목적을 마주한 순간

'도그맨'으로서 무엇을 해야할 지, 분장으로 가린 허상에 실체를 쥐어주는 진짜 '소명'을 얻게 됩니다.

 

능력과 소명을 깨닫게 된 그는 비로소 '도그맨'이 되고 다시 영화의 처음으로 돌아가

'도그맨'이 어떻게 지역 갱단과 얽히게 되어 그들을 소탕하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마지막 액션으로 이어지죠.

좀 낯설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매우 완벽한 다크히어로 서사의 완성입니다.

 

능력이자 무기가 '개(Dog)'인 뒷골목 히어로 설정은 자칫 쪼잔하고 유치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영화는 의외로 설득력 있고 깊이 있게 이런 설정을 풀어내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나 아쉬움이라면 결말일 텐데요....

 

이야기 전반에 걸쳐 종교적 언급이 있긴 했으나 그럼에도 지금의 결말이었어야 했나 싶습니다.

희망찬 영웅서사 엔딩까진 아닐지라도 역시나 똑같이 개에 대한 집착 쩔었던 '존 윅'의 1편 결말과

비슷한 느낌 정도로 마무리하고 속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둬도 좋았을 텐데 말이죠.

 

 

+

 

'도그맨'으로서 본격적 활동을 보여주는 갱단 두목 불X잡고 협박하는 장면 이후,

집으로 돌아온 더글러스가 분장을 지우는 장면에서 Speak Softly Love를 깔아주는 건

솔직히 좀 오버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거절 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습니다만,

영화는 더글러스를 인터뷰하는 '에블린'의 개인사를 사이사이 보여줍니다.

'도그맨'의 과거를 풀어내는 장치 이상의 뭔가가 있는 캐릭터로 느껴졌으나

인터뷰가 끝난 이후 퇴장하고 더글러스의 개가 집앞에 앉는 장면 외에 언급이 없어서 아쉽더군요.

(작별 장면에서 왜 나에게 솔직히 털어놓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공통점이 있다'고 더글러스가 답하기도 했고)

도그맨이 무사히 탈옥 후에 그녀의 남편과 관련한 쿠키가 나와도 이상할 거 없었는데 말이죠.

 

+++

 

이건 지나친 추측일 수도 있겠으나, 뤽 베송이 좋게 말해 키치하고 다시 말해 유치한 부분이 있기도 한 지라

더글러스의 마지막을 능력을 연결지어 보면 'GOD'에게 절규하는 주위엔 'DOG'들만이 위로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흠... 신(god)이 없는 가운데 개(dog)가 대신하고 있다는 일종의 말장난처럼도 보인다는 거죠.

(포스터 중에 진짜 두 단어를 이어붙인 버전도 있는 거 보니 의도한 바가 맞는 것도 같습니다.)


클랜시

글쓰고 영화보는 인생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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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비이즈마이라이프 2024.01.29 17:38
    정성어린 리뷰 잘 봤습니다. '도그맨'을 상당히 감명깊게 봤던 1인인데
    글 쓰신 걸 읽어 내려가며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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