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추락했다...

추락한 건 남편이지만 남편과의 관계도 아들과의 관계도 추락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유일한 증인은 시각 장애인인 아들

포스터에 대놓고 드러내듯 이 영화는 남편이 추락하며 주인공이 용의자로 몰리며 법정 다툼을 하는 법정 심리물의 장르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법정 영화로서 냉철한 이성과 논리를 중시하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를 다루고 있는 점에서 그 주제를 대비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변호인 뱅상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법정에선 그게 사실이든 중요하지 않아" 라는 말을 합니다.

 

주인공 산드라는 용의자 혐의를 벗기 위해 남편의 위신을 깎고 싶지 않았으나 불가결하게 남편의 부정적인 모습 자존심이 강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점, 자살시도를 했다는 점 등을 법정에서 말하게 됩니다.

특히 아들 다니엘은 남편과의 다툼이 녹음된 내용이나 서로의 갈등에 대해(불륜이나 동성애, 다니엘의 사고에 관한 이야기 등) 재판과정에서 참관해 해당 내용을 듣게 되며 아들인 다니엘은 부모님이 이렇게까지 갈등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괴로워 합니다.

하지만 아들은 재판에서 증인으로 아버지가 이전 약을 먹고 자살시도 했으며 아버지가 자살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증언하고 산드라는 이례적으로 무죄를 선고 받습니다.

승소한 이후 변호인 뱅상과 나눈 얘기에서 "승리하면 뭔가 보상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남은게 없네요"라는 점을 통해

이 영화 제목인 추락의 해부란 인간의 추락 특히 관계의 추락을 부검하는 것, 다만 해부란 숨겨진 살을 칼로 벗겨 드러내는 것과 같기에 그 과정이 고통이며 그것을 되돌릴 순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담으로 결말이 산드라가 남편을 죽인게 맞냐 아니냐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납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산드라가 진짜 남편을 죽였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법정물이라는 장르를 빌려 남편과의 관계가 추락한 것을 해부해가며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보여주는 것에 주목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산드라의 무죄가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스눕 때문인데 다니엘이 증언하는 장면에서 사뮈엘이 어느날 차를 타고 가던 중 다니엘에게 스눕은 나이도 있고 다니엘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주의하며 맞춰주는 삶을 살았기에 언제 훅 하고 떠날지 모른다는 얘기를 합니다. 사뮈엘은 스눕을 자신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이런 말을 한 겁니다. 자신 역시 아내나 가정에 맞춰 살아왔기에 지쳤고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것을 의미하면서 말이죠

 

이런 점에서 마지막 씬에서 산드라가 지쳐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스눕이 그녀를 위로하듯 그녀의 옆에 와 눕는 것은 그녀의 결백의 징표이자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위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스눕은 이 일련의 사건을 옆에서 지켜본 또 다른 증인임에 동시에 사뮈엘이 자신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던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그 밖에 이 영화의 연출적인 면으로는 위상을 활용한 연출이라던지 다니엘이 시각장애인인 것과 증거물이 녹음이라 증언과 증거로서 그것이 객관적 사실을 파악하기에 모호한 것을 법정물이라는 장르에서 관객에게 혼란함을 주는데 활용하는 등 효과적으로 전달한 영화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문화의 날에 맞춰 오랜망에 상당히 저렴하게 영화를 관람했는데 좋은 작품을 보게 되어 더욱 좋았네요 

 

긴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했습니다!!


profile 디카프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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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서래씨 2024.02.01 07:37
    제목을 참 잘지었더라구요 글 잘봤어요
  • profile
    난나나 2024.02.01 08:27
    사실관심없던 영화중 하나였는데
    예고편보고 급관심이 생겼어요~~^^
    리뷰 잘 보고 가요
    좋은하루 되세요
  • 안개의호흡 2024.02.01 18:47
    훌륭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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