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와 토루 감독이 연출한 1978년 작 <살인유희>는 유희시리즈 2번째 작품으로 완벽한 살인에 실패한 킬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자신의 임무를 실행에 잘 옮기지만 그만 목격자를 놓아준 버린 나루미(마츠다 유사쿠)는 5년간에 잠적 생활을 합니다. 일본으로 돌아온 나루미는 후배 분타와 함께 채권수심업에 종사하며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류 클럽의 마담인 미사코와 재회하게 됩니다. 사실 5년 전 나루미는 미사코와 같은 차에서 헤어진 적이 있습니다. 나루미가 살해한 인물이 다름 아닌 미사코의 아버지였고요. 재회한 둘의 관계는 뭔가 오묘하게 진행되고 유희 시리즈가 늘 그렇듯 이렇게 불편한 관계에서 둘은 육체적인 교감을 가지게 됩니다.
다른 유희 시리즈와는 달리 나루미의 캐릭터가 시종일관 코믹하게 그려집니다. 특히 후배 분타와의 케미로 인해 그 유머는 더욱 더 빛을 바라게 되고요. 많은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는 킬러들이 평소엔 뭔가 나사 빠진듯 코믹하다가 자신의 일을 할때 전혀 다른 모습이 되는 것처럼 <살인유희>에서 나루미가 그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이야기 자체의 개연성은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마무리도 유머스러운 캐릭터를 한 번 더 보여줄 뿐 다른 의미는 없고요. 이 작품의 미덕이라면 나루미 캐릭터의 코믹스러운 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