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도 약하고 마동석 혼자 원맨쇼하는 느낌이 강했던 3편이 좀 실망스러웠어서 큰 기대 없이 연례행사 처럼 관람했는데 전 솔직히 도파민 하나는 제대로 충전되는 시간이었습니다 ㅎㅎ
일단 3편에 비해 메인 빌런의 존재감이 뚜렷했고 클라이맥스의 결투씬도 손에 땀을 쥐고 봤습니다. 백창기 캐릭터가 묘하게 장첸과 강해상을 믹스한 느낌이 나더군요. 전반적인 내러티브와 플롯 또한 전작들의 장점들만 뽑아다가 버무린 종합세트 같았습니다. 시리즈의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듯한 주제의식은 겉돌지 않고 영화와 잘 어우러졌던 것 같습니다. 다른 배우가 했다면 유치했을 특유의 말장난 개그도 희한하게 마동석이 인상 팍 쓰고 하면 전 웃깁니다.ㅎㅎ 여튼 뭐 신선한 맛도 깊이도 전혀 없고 몸에도 딱히 좋지 않지만 가끔 한번씩 꼭 땡기는 아는 그 맛도 상당히 맛있잖아요?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동휘가 맡은 서브 빌런의 존재감과 활약이 기대에 비해 미비한데다 개성도 약했으며, 프로파일러 그분께서 카메오로 등장하신 것 까진 좋았지만 과한 대사량(?)과 연출이 웃기지도 않고 어색하고 오글거리기만 했습니다. 대사 없이 얼굴만 딱 비춰주고 빠지셨다면 전개상 꽤 진정성과 임팩트가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이 영화에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같은 영화적 독창성과 철학적 깊이를 기대한건 전혀 아닐 뿐더러, <존 윅4>같은 시리즈의 장중한 피날레를 기대한 것도 전혀 아니니 이 정도면 우려했던 것 보다 무난한 속편이지 않나 싶습니다. 심각한 영화도 좋지만 세상살이에 심각하게 굳었던 대중들의 명치와 안면 근육을 잠시나마 풀어주는 이 시리즈의 수요와 공급이 여전히 클 수 밖에 없는게..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어?"
*별점: ●●●(3/5)
전반적인 연출이나 만듦새는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장이수 캐릭터와 마지막 액션이 괜찮으니 나름 볼만하다 정도로 마무리가 되더군요.
형편없는 초반부 진행을 보면서 미션 임파서블7 이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미션은 끝까지 별볼일 없었고 범죄도시는 그나마 후반부는 볼만했다는 게 큰 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