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1~2월경일겁니다.
아무래도 극장은 한산했고, 여전히 좌석간 거리두기 시행에 음식물섭취도 안되었었죠. 코로나 여파로 개봉하는 영화가 별로 없어 극장산업은 망해가고 있었지만(지금보면 코로나때문만은 아닌것 같죠) 일단 관람객이 줄어든만큼 자동으로 관크도 줄어들고, 진짜 몇 개념없던 사람들 말곤 음식물로 인한 관크도 적었죠.
하지만 <소울>이란 픽사의 명작이 입소문을 타며 극장몰이를 했었습니다. 전 이 작품이 너무 좋아서 N차중이었고요. 그럼에도 볼 때 마다 감동이 밀려왔어요.
그날도 주말 조조로 한번 더 보고싶어 방문했었고, 아무래도 주말 조조라서인지 가족단위 관람객도 많았습니다. 전 맨 뒷자리였고 거리두기때문인지 그 열을 저 혼자 앉게 되었었네요.
*중앙엔 영사실이 있고, 그 벽 양 얖으로 네좌석씩 있는 구조였습니다.
제 바로 앞줄에 4인가족이 왔는데, 어떻게 예매를 한건진 몰라도 부모는 제 앞줄, 아이둘은 그 앞줄에 앉았습니다. 애엄마는 뒷줄에서 아이들에게 상영 전부터 계속 뭔가 이야기를 하고요. 영화시작하면 조용해지겠지 하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단편 시작하자마자 아이들 뒤돌아보게해서 사진을 찍더군요.
웬걸...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맞습니다.
영화 시작후에도 엄마는 계속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고요. 아이 한명 손목에선 스마트워치가 계속 발광합니다. 얼마 후 조가 맨홀에 빠지면서 사후세계에 갈때는 한 아이가 무섭다며 엄마에게 오더라고요. 엄마는 아이를 무릎에 앉혔고 아이는 손에 들고있던 전단지를 응원봉 휘두르듯 계속 휘둘렀습니다. 시야방해도 되지만, 빛이 반사되어 계속 신경쓰이더라고요.
참다못해 아이엄마에게 '아이 손에 있는 전단지가 시야를 방해한다, 그리고 엄마가 앞에 아이 챙긴다고 계속 앞쪽으로 움직이실때도 자막이 가려서 안보인다' 말씀드렸더니 미안해 하셔서 넘어갔습니다.
그 이후로도 한 아이는 계속 스마트워치 반짝반짝이고 다른 한 아이는 본인라인-엄마라인-제라인까지 계속 왔다갔다 거렸고, 영화에 1도 집증할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엄마에겐 두번정도 더 말씀드렸것 같아요.
영화 중반이후부턴 아빠까지 시야를 방해하더군요. 진짜 신기한 관람자세였습니다.
손깍지를 한 채로 뒷통수를 받치는 자세..... 팔이 마름모꼴 되면서 그분의 양 옆 자리에 팔이 걸쳐졌죠. 거리두기로 양옆 사람은 없지만, 뒤에 옆에 전 있었고 안그래도 안보이던 자막이 그분 팔에 제대로 가려졌습니다. 이건 진짜 뭐라 말이 안나오더라고요. 아이아빠한테 뒤에 사람있고 자막 안보인다고 했습니다.
웬만하면 그냥 말 안하고 넘어갑니다. 관크에게 항의하는경우는, '저 사람이 정말 피해주고있는지 몰라서 저러는구나. 말씀드리면 시정해주시겠구나' 싶을때 아니면 말 안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안하무인이고, 제가 어디로도 피할수 없는 상황이었고 두시간을 고통받으니 도저히 참을수가 없더라고요.
더 가관인건 영화 끝나자마자 그 가족의 행동이었습니다. 엔딩크레딧 시작하자마자 뒤돌아서 한다는 말이 '이렇게 좋은 영화 보러와서 사람 기분을 이렇게 잡치게 하냐?(오래되서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나지만 저런 뉘앙스였습니다) 혼자 맨 뒷줄에서 좋은자리 다 차지하고서 그렇게 불만이 많냐. 그리고 당신 성추행이다(남편분 팔 내려달라고 말씀드릴때 이야기인가봅니다). 여기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라 당신 지금 행동때문에 아이들과 주말에 좋은추억 쌓으러왔는데 영화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나고 아침부터 하루를 다 망쳤다' 라더군요. 오래되서 정확한 워딩은 기억안나지만 [성추행, 좋은자리?, 지네가족추억] 이 단어는 확실하고 저거보다 더 심한 말이었습니다. 진짜 극장 모든 사람들이 들을만큼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더이상 저도 참지못하고 '성추행은 누가 성추행이냐. 그리고 말을 안해서그렇지 사진에 워치에 객석이탈에 응원봉에 남편 손깍지까지 뭐 하나 빠지는것 없이 관람 방해하셨고, 좋은자리? 는 내가 일주일전부터 예매해놓았던 자리고 이 자리가 탐나셨다면 나보다 먼저 예매하셨거나 내 옆자리라도 예매하셨으면 되는거다. 그리고 아직 엔딩크레딧 올라가는중이고 영화안끝났다' 고 하고 나왔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나는 날이었고 글을 쓰다보니 또 열이 받네요. 상영 내내 옆자리에서 업무땜에 핸드폰 하던 영업사원, 한시간넘게 싸우다가 저한테 팝콘엎었던 커플 등등 별별 관크 다 당해봤지만, 저 가족이 제 관람인생 최고 관크였습니다. 일단 지들 잘못을 모른다는것부터가...... 관크로서의 자질이 충분했어요....
관크행위를 한두번 했다고 바로 지적질하지 않죠. 한 가족에게 여러 다양한 지적하게 만들다니...그러고도 배려도 없고 역지사지도 안 되고 알려줘도 잘못 모르는 가족 제대로 만나셨었네요😑 애들이 어떻게 배우고 자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