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큐브에서 프리미어 상영으로 관람하고 집에 가는 길입니다.
아우슈비츠를 소재로 한 비극적인 영화는 여태 많았지만 이렇게 독창적이고 비범하게 그려낸 영화는 <사울의 아들> 이후에 오랜만에 본 것 같습니다.
강렬한 음향 연출과 지독하다 느낄정도로 절제된 카메라 워킹, 숨이 턱턱막히고 자로 잰 듯한 미장센과 귀에서 뇌로 거쳐가면서 구체화되는 이미지 등은 마치 공포 영화를 보는듯한 섬뜩함과 기괴함, 끔찍함을 러닝타임 내내 풀풀 풍깁니다.
영화가 기대 이상으로 더 정적으로 느껴지긴 했습니다. 완성도면에서는 높게 평가하고 싶지만 사실 만족스러운 느낌의 영화는 아니었어요. 바로 전에 퓨리오사를 용포디로 봐서 도파민이 끓어오르는 상태라 비교될지는 몰라도 영화가 캐릭터에 꽤나 거리를 두기도 하고 서사적인 흥미 자체는 많이 부족합니다. 다 의도가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듭니다.
하지만 영화를 어떻게 봤건간에 엔딩 크레딧이 끝날때까지 자리를 쉽게 뗄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듭니다. 영화를 보면서 기가 좀 빨리기도 했고 보고나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 때문에 정식 개봉하고 한참 후에나 2회차를 하고 그때 스포 후기를 적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