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의 극장 상영
우선 1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극장에 상영되었다는 것 자체가 영화계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시도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이런 숏폼 컨텐츠의 극장 상영이 보편화되려면 가격적인 문제나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게 많을 테지만
'13분짜리 단편영화 <밤낚시>의 극장 상영'이라는 도전적인 시도 자체가
'극장에 찾아가는 시간 대비 짧은 러닝타임'과 같은 여러 논의점들을 실체화시키고 발전할 수 있게끔 물꼬를 터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단편영화의 길이에 상업영화의 대중성을 잘 결합했다는 점이 맘에 듭니다.
2. 흥미로운 소재와 창의적인 액션
극중 손석구의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 와중에
굉장히 러프하게 텐트 치고 나시만 입고 담배를 피는 모습이라든지, 본부로 추정되는 곳과 교신을 하는 일종의 요원 역할을 하는 모습 정도만 주어졌는데도 손석구 배우와 굉장히 잘 어울려서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메인 캐릭터가 벌이는 행동을 관객이 추측해가면서 오는 서스펜스나 재미가 있었던 거 같네요.
무전기처럼 생긴 기계가 탐지기처럼 반응하는 소리라든지, 일반적인 액션 장르와는 궤를 달리 하는 장비들(골반에 걸치게 매는 벨트, 낚싯대, 장갑)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습니다
사실상 메인 캐릭터와 미지의 물체가 벌이는 1:1 대결 형식에서 낚싯줄을 자동차 좌석에 감기도 하고, 자동차의 안전벨트를 이용해 낚싯대를 고정시키기도 하고,
자동차 밖에서 굉장한 파워가 느껴질 정도로 자동차에 발과 다리를 대고 버티는 자세들, 자동차 주변을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창문까지 뚫고 지나가버리는 등 굉장히 참신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액션들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저 낚싯대 하나일뿐이지만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고 보통 낚싯대라는 게 낚는 사람이 포식자의 위치에 있을 때 사용되는 도구인데, 그 긴박한 상황이 사실은 그 미지의 물체를 구해주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점.
이를 알게 된 후 찾아오는 묘한 반전의 쾌감, 나아가 캐릭터를 응원할 수 있게 되고 캐릭터의 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요소로 작용하는 듯해 좋았습니다.
3. 실험적이면서도 실용적인 촬영 방식
일반적인 카메라 대신 캐릭터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카메라의 시점으로 촬영되어 SF 장르의 신비로움을 더해주기도 하고,
요원의 상황을 기록하는 느낌도 들어 실험적인 촬영 방식의 신선함과 장르적인 부분에서의 실용성을 함께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