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다친 상태라 목발까지 짚고 이걸 가? 말아? 하는데 이번 아니면 두번 다시 없을거라는 생각에 결국 포기를 못했어요. 소진현황에 포스터가 넉넉히 남아있길래 백팩을 매고 가고 싶었는데 어쩔수 없이 쇼핑백을 들고 가게 되서 목발까지 짚고 두배로 고생을 했네요. 그래도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근데 이렇게까지 길줄 몰라서 당황한(.....)
혼자 자주 들으려고 녹음했는데 녹음파일이 2시간 13분(.....) 저는 무슨 도라에몽 주머니가 나오는줄 알았어요. 다 읽으신 a4용지를 무대에 두고 준비하신 다른용지를 들어 읽는데 끝이 없는ㅋㅋ
사실 중간에 화장실이 가고 싶었는데 화장실 몰래 갈 다리 상태도 아니어서 ㅋㅋ 꾹 참고 있었습니다. 다 끝나고 다들 가시길래.. 싸인.. 받으면 안되나? 주저주저하다가 싸인 요청해드렸는데 반갑게 해주시더라고요.
어정쩡하게 서있었는데 의자도 챙겨주셔서 앉혀주신. 감사합니다:)
제가 막 신이 나서 7번은 관람했던거 같고 프라실라 감상평을 신나게 이야기했습니다.
냉정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다정하셔서 긴장감이 풀렸던거 같아요.
막차 놓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싸인을 받는데 싸인도 정성스럽게 해주셔서 좋았고요.
사실 지금와서 생각해보는데 프라실라 액자를 들고가서 싸인해달라고 할걸 그랬나.. 했는데
그건 또 제 다리에 무리수였네요. (ㅋㅋㅋ)
시작도 전에 제가 눈에 띄었는지(?) 배려를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시간 13분의 내용 답게 라이브러리톡 내내 필기를 했는데 다이어리 9장이나 필기를 했네요.
저번에 갔던 GV를 듣고 내가 영화를 잘못본건가? 해석을 잘못했나.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평론가님의
톡으로 그런 생각이 말끔하게 사라졌습니다. 이런 해석도 있고, 저런 해석도 있는거죠! 근데 배우들이 앉아 있는 각도와 카메라 샷을 전문용어로 설명해주신게 너무 인상깊었어요. 제가 놓쳤던 부분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시고. 좀 더 깊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GV는 영화 맛보기 겉을 봤다면 라이브러리 톡은 깊게 빠져드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영화를 내내 보면서 마지막 곡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GV때도 질문을 드렸는데, 이번 평론가님의 설명때도 엔딩곡에 대한 설명이 빠지지 않더라구요!
"영화는 신발에서 시작한다. (신데렐라에 신발은 빠질수 없는 소재) 신데렐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과연 둘다 진짜 행복했을까? 영화는 그 이후를 찍은 것이다. 그런 왕(엘비스)와 결혼한 여자(프리실라) 였던 것이다."
"프리실라(당사자)는 영화를 만든 지금도 엘비스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헤어졌지만, 마음속으로는 아니었다."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꼈으면 그건 맞는거다. 지루함을 찍은 영화다. 지루함이 프리실라의 마음이다. 그녀의 마음을 쫓아갔다. 왜냐하면 엘리스의 성 안에 감금당해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하고 노래가 질문하는 것 같다. 엘비스가 프리실라에게 바치는 노래처럼 들려진다."
"인간, 락의 전설, 전설의 이면에 대한 마음을 담은 영화다."
주인공 케일리 스패니 캐스팅 비하인드도 듣고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떠올리는 지금도 너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라이브러리 장소 자체도 처음이었는데 시간 가는줄 몰랐어요.
근데 이렇게 오래할줄은 몰라서 막판에 막차를 놓쳐버렸어요(ㅋㅋㅋ) 결국 택시를 타고 가서 택시비 와르르...
그 목발 짚은 다리로 도저히 야간 버스를 기다릴 자신이 없더라구요.
근데 정말 가길 너무너무 잘했습니다! 행복했어요! 영어도 못하지만 엘비스의 나 원작도 질러버렸습니다.
뭐 어떻게든 제가 해석 해보겠죠. 미래의 나에게 해석은 맡기는 걸로!
정성일 평론가님, 개최해주신 CGV, 오드 등등 관계자분들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