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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_011510.jpg

 

이미 서너번은 본 영화지만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돌비 시네마 관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껏 본 영화들의 돌비 포맷 중 가장 경탄스러웠습니다. 비트는 귓볼을 울리는 것을 넘어 바닥을 뒤흔드는 느낌이고 고음은 고막을 뚫는 것을 지나 천장을 찌를 기세네요! 보통 야구선수들이 구장빨이라는 것을 받는데 이 영화야말로 상영관빨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워낙 넘버들이 버릴 게 없긴 하지만 잠들어있던 고막과 흥을 두드려깨우는 오프닝곡부터 휴 잭맨과 미셸 윌리엄스 커플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매번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노래인 <A million dreams>도 감흥이 배가 되었습니다. 하다못해 그동안 다른 노래들에 비해 큰 매력을 못 느꼈던 <Never enough>조차 가슴을 울릴 정도로 색다르게 들렸습니다. 일반 상영관에서 안타 정도 친다면 돌비 상영관에서는 만루홈런 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이 영화 자체를 빼어난 수작 혹은 장르를 대표하는 걸작이라 평가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화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쉬운 길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지향하는 지점은 아주 심플하고 명확합니다. 서커스의 창시자 바넘의 일대기를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모티브만 차용하여 부정적인 면은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합니다. 영화 속 바넘의 서커스처럼 속이고 사기 치더라도 흥겨운 춤과 반짝이는 노래와 선한 캐릭터들로 기분 좋은 즐거움은 보장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같은 의도는 어차피 쇼인데 과장 좀 보탠다고 죄는 아니지 않냐는 바넘의 대사에서 확연히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른 범죄자나 히틀러같은 희대의 학살자를 미화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인물의 삶을 놓고 예술이라는 명목으로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포장하고 확대 재생산하겠다고 한들 굳이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어 손가락질 하고싶진 않습니다. 바넘을 돈과 명예에 환장한 소시오패스에 나르시스트 같은 부정적인 인물로 보다 입체적으로 묘사하거나 관객에게 해석을 맡기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할 수도 있었겠지만, 심각한건 거부하고 선택한 지향점만을 향해 뻔뻔하지만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전진하며 목표한 바를 거뜬히 이루어내기에 결과적으로 전 이 영화를 지지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휴 잭맨이 연기한 영화 속 바넘의 캐릭터는 꽤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가난하고 외로운 유년기로 인해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에 대한 결핍에 허덕이며 끊임없이 돈과 명예를 쫒아 살지만 결국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어떤 모습이든 묵묵히 옆에서 지켜주고 사랑해준 아내와 아이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남자의 서사는 어찌보면 흔해 빠진 클리셰일 수도 있으나, 시종일관 노래와 함께 전해지는 그의 사연과 행동들을 따라가다 보면 (실존 인물 바넘을 떠나) '저런 결핍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해가 되는 동시에 '맞아 누구나 어린 시절에 그릇 형성된 자아로 인해 각자만의 결핍이 있지' 하며 동질감마저 느껴집니다. 그와중에 '저런 아내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부러움도 들구요. 개인적으로는 보고나면 결혼이 하고 싶어지는 영화 1위입니다 ㅎㅎ

 

예술은 사실과 진실만을 왜곡 없이 다루어야 하는가, 아니면 예술이란 명목으로 가감하고 재창조하는 것이 용납되는가... 또한 전자만이 예술로서 가치가 높고 후자는 예술로서 가치가 떨어는가... 여러 관점에 따라 답을 단정하기 쉽지 않은 논란 거리를 제공하며 호불호를 가르는 영화인 것은 맞지만, 혼을 쏙 빼앗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뮤지컬 영화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별점 및 한줄평:

●●●○(3.5/5) 최소한 100분 동안만큼은 (P.T. 바넘의 명언처럼)관객을 행복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도파민+엔도르핀 종합 선물 세트.


발없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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