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 타임.
관심가던 영화였는데, 상영관이 너무 적은데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걸어주는 극장이
개인적으로 관람환경이 썩 좋지 않은 곳이라.
그냥 안보고 지나갈까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한번 보자 싶어 가족과 함께 힘든 걸음 한번 했네요.
보고나니 안 봤으면 후회할 뻔했던 영화 같은..
뭐 영화 자체가 오락성이 짙다거나
대중적으로 인기있을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보는 내내 뭔가 마음 한구석 어딘가를 툭툭 건드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주인공 폴과 친구 죠니가 제 옆에 있다면..
그래도 세상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둡고 힘들지 않다고 말해 주겠지만.
그건 사실 제 마음속 어딘가에 작게 자리잡은 위선일 뿐이겠죠.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아름답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게 사실이니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두 양가적 감정이 머릿속에서 맴돌다가..
영화 종반부 폴의 아버지 어빙이 차안에서 폴에게 하는 대사에..
뭔가가 가슴 속에서 쿵 내려앉았네요.
정확히 대사를 옮길 수는 없지만,
대략 이런 대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네 친구가 그런 벌을 받는 건 불공정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야 해.
세상은 원래 공정하지 않으니까.. "
영화를 보고 와서 오늘 내내 그 장면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영화 한 편 보고 와서 이렇게 오래도록 잔상이 남은 적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 폴네 아버지 어빙의 말을 부정하고 싶은 저의 위선적 양심 한조각과,
끝내는 그 말을 못이기는척 긍정하고야 마는 채념적 읊조림 사이에서.
씁쓸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갑니다. (☆3.5)
아직 안 보신 무코님들에게 꼭 한번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이네요.
#아마겟돈타임 #제임스그레이
그냥 포기했었는데 올려주신 후기를 보니 한번쯤 꼭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