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된 일인지 두번째 보니까 이 영화가 배로 좋아지네요. 첫 관람 때는 참을 수 없는 기시감 때문에 다소 냉정함을 유지한채 관람했다면, 이번에는 그냥 그 시간, 그 공간, 그 사람들에 푹 빠져서 정신 못 차렸습니다.
저도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학창시절을 보낸 소위 밀레니엄 세대라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소품, 의상, 노래가 다 반갑고 가슴 몽글몽글해지걸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첫 관람때 영화적 문법에서 느꼈던 익숙함이 영화 속 세계관에 대한 내적 친밀감으로 치환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두번 보고나서 딱 드는 마음은 '아... 이거 16부작 드라마로 보고싶다ㅜㅜ' 어차피 그래봤자 <땐뽀걸스>아류에 <응답하라>시리즈 재탕에 불과한건 알지만, 이 세계관과 이 캐스팅 그대로 유지한채 인물들 서사를 쭉쭉 늘리면서 에피소드를 꽉꽉 채우고 곁가지를 좀 더 붙여 드라마로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그만큼 이 영화 속 세계와 캐릭터들에 푹 빠져버렸네요.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국산 대중영화 보면서 이런 마음이 든게 단언코 처음입니다. 청량하고 해사한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과 밥 한끼 함께 먹고픈 필선이 아부지, 스승의 날에 진심으로 카네이션 달아드리고픈 교장쌤 이하 거제상고 쌤들 모두 정들어버렸고 그리울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언제까지 극장에 걸려있을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응원을 받는 사람들의 눈에서 빛이 난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기분 좋은 응원을 받은 만큼 뒤에서 응원의 빛을 보내는 관객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마시고 종영까지 아니 종영 후에도 부디 빛나는 결실을 맺어가시길 바랍니다🙏
추필써이랑 짱미나 투샷은 못 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