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12022844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20240901_142743.jpg

대부분의 고래들이 12헤르츠에서 30헤르츠 내외의 주파수로 소통하는 것과 달리
52헤르츠의 소리를 가진 고래로 추정되는 생명체가 있다고 합니다.

 

아직 모습을 보인 적이 없고 주파수가 다르니 다른 고래와 소통도 불가능합니다.
나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으니 분명 존재하지만 어찌보면 실존한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영화는 가정폭력, 아동학대, 성 정체성 등 다른 이에게 쉽사리 꺼내기 힘든 상처와 비밀을 지닌 이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말하기 어렵고 이러한 이야기를 들어줄 만한 사람도 없으니 52헤르츠의 고래와 다를 바 없이 그저 유령처럼 존재하기만 합니다.

 

이런 고래들이 비로소 실존하는 순간이 찾아오는 데 다른 52헤르츠 고래가 내는 목소리를 듣고 응답하는 순간입니다. 수동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비슷한 다른 이들에게 귀기울이고 도와줄 때 비로소 능동적으로 주체성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에서 키코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안상을 만나 제2의 인생을 살게 되고 영혼의 짝을 만날 지도 모르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새로운 삶에 깊이 빠진 나머지 자신을 구원한 안상이 마찬가지로 52헤르츠 고래라는 점을 깨닫지 못합니다. 내 52헤르츠를 들어주기만 바랄 뿐 들어줄 생각은 못했던 키코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존하지는 않습니다.

 

키코를 탓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럴 수 있어도 키코 본인은 자책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영혼의 짝을 잃어버린 키코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너무나도 닮은 어린 52헤르츠 고래인 이토시를 
이번에는 놓치지 않으며 비로소 실존하게 됩니다. 

 

저는 원작 소설과 이를 영화화한 작품이 있을 때 대체로 소설을 선호합니다.
아무래도 영화는 시간의 제약 때문에 생략하거나 개연성이 부족한 상태로 빠르게 전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에 원작 소설을 후딱 읽어보니 이 작품의 경우 영화가 훨씬 낫지 않나 싶습니다.

 

원작 소설에 있던 키코의 꽤 많은 말과 독백이 생략되는데 오히려 구구절절한 설명과 대사 없이도 
키코 역의 스기사키 하나가 보여주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다가옵니다.
주변 인물이나 결말 부분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각색했고요


넌돌비난도비

돌비시네마에서 영화보는게 요즘 낙입니다

잘부탁드려요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키로로 2024.09.01 18:00
    저는 도서패키지 cgv로 이번주에 가요. 기대되네요 :)
  • 타츠나스 2024.09.01 20:21
    영화는 좋았는데
    비슷한 경험자라서 좀 힘들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688039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2] file Bob 2022.09.18 804197 148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8] file admin 2022.08.18 1136560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839843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518046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599145 173
더보기
칼럼 <보통의 가족> 양심의 기운 빠진 외침 [5] file 카시모프 2024.10.17 34116 14
칼럼 <레드 룸스> T가 공감하는 방법 [28] file 카시모프 2024.10.10 152295 26
불판 10월 2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3] update 아맞다 2024.10.18 35815 31
불판 10월 18일 금요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24] 은은 2024.10.17 59358 55
이벤트 <어프렌티스> 예매권 이벤트 [130] updatefile 지앤이 파트너 2024.10.14 73697 93
영화잡담 3주차에도 계속되는 <조커2> 폭락 행진 [5] new
02:40 433 1
영화잡담 블룸하우스,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영화화 작업 중 [1] new
02:28 137 1
후기/리뷰 (약스포) 트위스터스 4DX 후기 - 예전 관람 new
02:18 80 0
영화잡담 구룡성채... 낭만이 있네요. new
01:13 222 0
영화잡담 스마일2 보기전에 스마일1을 귀찮아서 볼까말까하다가 봤는데 재밌네요 [2] new
01:04 230 1
영화잡담 한국 극장영화의 멸망에 베팅할 것인가. [1] new
00:37 633 5
10월 20일 박스오피스 [4] newfile
image
00:01 916 11
후기/리뷰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를 보고(약스포) newfile
image
23:54 167 0
후기/리뷰 할머니가 죽기전 백만장다 되는법(안봤으면 어쩔뻔 했을까? 스포) [5] new
23:33 304 2
후기/리뷰 '블루 자이언트' 남돌비 보다가 눈물흘렸습니다 [5] newfile
image
23:17 624 4
영화잡담 이동진 평론가'보통의 가족'한줄평 newfile
image
23:13 971 6
영화관잡담 센텀은 언제쯤 정보가 나올지 모르겠네요. [4] new
KG
22:34 487 4
영화잡담 김대명 데이즈드(DAZED) 화보 newfile
image
22:31 328 3
영화잡담 노상현 마리끌레르(Marie Claire) 화보 [2] newfile
image
22:26 365 5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바삭팝콘 후기 [9] newfile
image
22:10 1043 9
영화잡담 야구 중계예몌도 엄청나네요 ㅋ [4] newfile
image
21:44 742 2
아이브 무인 1열에서 보고왔습니다(+동영상 추가) [14] newfile
image
21:42 1135 12
후기/리뷰 어머님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간단 평 new
21:39 602 9
영화관잡담 CGV에서 뿌린 <베테랑2> 무료 쿠폰이요 [10] new
21:24 1501 3
영화잡담 (착각했습니다😑) 울아맥 리뉴얼로 재개봉한 노 웨이 홈이 펀 버전이었군요 [2] new
21:21 488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