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안보신 분들을 위해 영화의 직접적인 내용 언급은 피하면서 최대한 스포일러 없는 리뷰로 써보겠지만 영화가 어떤 구조다 어떤 방향으로 흘러간다 정도는 언급해야해서 아예 정보없이 보고싶으신 분들은 패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영화에 대한 감상부터 언급해보자면 등장인물들이 다 따로 놀면서 중반부까지 스토리의 큰 줄기가 이해가 안되고 집중이 안돼서 내가 컨디션이 안좋은건가? 했는데 다른 분들도 그런거 보니 영화에 문제점이 있어보입니다
결말로 가면서 그 줄기들이 하나로 합쳐지고 떡밥이 회수가 되긴 하는데요
등장인물을 잘 융화시키지도 못하고 각각의 시점 이야기들은 난잡한 느낌까지 들어서 영화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아예 쳐내야 할 부분도 있어보였지만 끝나고 러닝타임을 보니까 순수 러닝타임은 2시간이 안되더라구요
결국 영화가 스토리텔링에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루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만 영화가 산만했습니다
어떤 장면들은 인상적이고 액션씬은 확실히 공들이고 처절하게 찍었는데요
아쉽지만 몇몇 장면들이 인상적이고 돋보인다고 해서 그 영화를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캐릭터들의 조응과 이야기를 이어가는 구조적인 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엔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액션씬 부분을 더 언급해보자면 확실히 공들여찍은 부분은 느껴졌는데 솔직히 이것도 극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기 보다는 이만큼 찍었다 하면서 과시하는듯한 느낌과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령 제가 한국영화중에 액션씬 잘 찍었다고 생각하는 아저씨를 꼽아보자면 아저씨는 액션을 위한 영화지만 그 액션 속에 스토리도 자연스럽게 녹였다고 보거든요
근데 베테랑2는 액션씬들이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결합되는게 아니라 액션을 위한 액션씬 어떤 부분은 뇌절하는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구조적인 틀에서 감독님의 전작인 밀수와 비교해보자면 밀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을 하나로 융합하며 재밌는 오락영화로 만들었다면 베테랑2는 그러한 부분에서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베테랑의 후속으로 나왔는데 전편의 힘있게 질주하는 권선징악 폴리스 무비와는 너무 결이 다르다고 생각되구요
차라리 앞서 언급한 밀수와 오히려 느낌이 비슷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스토리텔링 구조 결합에 실패한 버전의 밀수 느낌
유머타율도 많이 아쉽습니다
웃기라고 넣은 장면들이 몇개 보이는데 극 분위기가 워낙 다크해서 개그치는 대사들도 안웃기고 오히려 이질적이었습니다
상영관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으셔서 웬만하면 웃음소리가 나와야 하건만 거의 안나오더라구요
그리고 폭력적인 수위가 상당히 높고 고어적인 연출도 있어서 명절에 단체관람하시는 가족관객들이 좀 놀라지 않을까 합니다
연출 수위가 감독님 전작인 밀수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저같은 영화팬은 재밌게 보는 연출이지만 이런 연출에 익숙치 않은 명절에 보러오신 관객분들은 다소 놀랄 수 있고 불호요소로도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전작의 위상도 있고 또 감독님 네임밸류도 있어서 기대치가 높았던지라 아무래도 단점이 많이 보일 수밖에 없었지만 지루한 느낌은 분명히 아니었구요
앞에서 언급했지만 인상적인 장면도 있습니다
저는 약간 괴작쪽에 가깝다고 보고 그래서 일반 대중들보다는 오히려 영화팬들이 보면 흥미롭게 보일 포인트들이 있어보이는데 완전히 명절시즌 노리고 개봉한지라 앞으로 일반관객들 평과 스코어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