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게 시네라마다는 시네라마라는 특별한 프로세스를 설명해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영화 초반엔 몇천년 전의 예술부터 영화의 탄생을 설명해주고(그래서 영화 초기의 전설, 은행대강도의 GV(?)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 직후 화자가 ‘신사여러분, 이것이 시네라마겠습니다.’라는 대사와 함께 나오는 롤러코스터씬은,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경험한 저조차 시네라마의 강점에 감탄하였습니다.
문제는 그 직후인데 1950년대 미국의 경치를 계속적으로 보여줍니다. 몇몇은 롤러코스터에 이어 경이롭지만 그 외엔 유튜브로 검색하면 나오는 영상들이라 감흥 없이 지루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인터미션 직전에 나오던 오페라는 지금봐도 화려하나 결국 피로가 쌓여 잠들 뻔했습니다.
다행히 이후로, 인터미션 끝난 뒤에 나오는 수상스키 시퀀스는 괜히 화자가 기대하라고 한 말이 아니라는 듯 다양한 볼거리와 시네라마의 강점을 활용해서 좋았습니다. 특히 수상스키하는 와중에 몇몇 나름의 존재감을 남긴 사람들의 모습도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 시퀀스가 끝난 이후로 헬기로 통해 미국의 자연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어나가는데 이것도 나름 좋다면 좋으나 하필 선정된 곡이 미국 우월주의적이라 몰입감이 상당히 깨졌습니다. 물론 1950년대의 미국이기에 그럴 수 있으나, 문제는 극중에서 촬영된 명소 중에 펜타곤이 있었고 하필 이걸 관람한 날짜가 ‘9월 11일’이라 좀 골 때렸습니다.
그래서 이 다큐멘터리는 시네라마의 탄생이란 의의로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시네라마에 관심 있으시다면 무조건 이 다큐멘터리의 롤러코스터와 수상스키를 시청하시길 바랍니다. 단, 그 외 장면은 필수가 아닙니다.
영화 외적으로 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건 시네마테크였는데 그나마 대사 보지 않고도 화면으로만 몰입이 가능해서 망정이었지 자막이 최악이었습니다. 자막이 세로로 있는 건 이미 익숙했지만 뭔 생각인지 자막을 투명 50%로 해놔서 몇몇 대사는 안 보여 뇌가 미쳐 돌아가는 줄 만 알았습니다. 거기다 초반부는 시네라마가 적용 안되어 레터박스와 필러박스가 적용되어 있는데 정가운데에 있는 화면과 맨 오른쪽에 써있는 자막을 같이 보다보니 눈도 헷갈려 피로가 극심했습니다. 그래도 얼마 안가 시네라마로 가서 망정이지... 제발 최소한 자막을 불투명 100%로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