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새해 첫영화로 보려고 했었는데 역시나 스케줄과 컨디션은 내맘대로 되지 않는 법... 저희지역 아트관 마지막 상영일인 오늘에서야 봤습니다. 

상당히 정적이고 지루해서 많이들 주무신단 후기들을 봐서 컨디션 좋게해서 이거 하나만 봐야지 했는데 또 몇시간 못 자고 조조관람ㅋㅋㅋ

원래 거의 안 조는데 워낙 악명(?)높은 영화에다가 컨디션이 약간 별로여서 걱정이 좀 됐으나.....결과적으로 몰입 잘하면서 영화를 흠뻑 느끼고 오랜만에 충격적인 경이로움까지 맛봤네요.

(그리고 연달아 <처음 꽃향기를 만난 순간> 가뿐하게 본 건 안비밀ㅎㅎ)

 

이름 외우기도 힘든 '아피찻퐁 위라세타쿤'감독 작품은 이 영화가 처음이고 솔직히 잘 몰랐던 감독입니다. 그의 작품들 중에 <엉클 분미>만 얼핏 들어봤고요. 

태국인으로 알고 있는데 <메모리아> 배경이 태국이 아니고 남미인 듯 해 저기가 어디지? 의아해하던 중, 지역명으로 '보고타'가 나와서 그제야 콜롬비아가 배경인 걸 알았네요. (극장에 1분쯤 늦게 들어가, 잠자던 틸다 스윈튼이 쿵 소리에 놀라 깨어나는 장면부터 봐서 그전에 도시이름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콜롬비아가 배경이구나 하고 넘겼는데 그게 후반부에 역사적 사실과 맞물려 그렇게 큰 감정적 울림으로 다가오게 될 줄이야!

사실 저도 자세히는 모르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 정도만 아는 거지만 초반에는 그저 개인적인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인가 아니면 보다 근원적인 존재론적 탐구를 하는 건가, 도대체 영화 결말은 어찌 마무리할 건가 궁금했던 그녀의 고찰이 후반부에 이전의 모든 걸 어우르며 신선한 청각적 체험을 경험하게 하고, 큰그림 속에 모든 것을 품은 걸로 마무리될 때

영화를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연기를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기분좋은 충격과 얼얼함에 자리를 뜰 수가 없었네요.

 

영상미와 미장센도 좋았고 롱테이크를 잘 활용한 것도 좋았고 영리한 연출도 좋았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역시 음향이었어요.

영화를 보는데 사운드에 의식적으로 엄청 귀기울여 듣게하고 스크린에 나오는 영상과는 다른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건,

작년에 본 영화 <그 남자는 타이타닉을 보고 싶지 않았다>에서 귀로 들리는 사운드에만 온전히 의지해야 했던 특정장면 연출과는 또다른 체험이었습니다.

이걸 돌비로 들으면 얼마나 더 섬세하게 잘 들리고 좋을까란 생각도 했네요.

엔딩크레딧 내내 들려주던 음향과 빗소리 덕분에 엔딩롤 끝까지 정말 집중하고 귀기울여 듣기도 했구요ㅋ 

 

그리고 이 영화는 틸다 스윈튼이 아니었으면 절대 완성하지 못했을 것 같네요.

언뜻 영화 <아이 엠 러브>에서 자연 속에 있던 그녀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틸다 스윈튼은 정말 시네마 그 자체네요!!

 

 

20230110_210913.jpg

cgv에서 받은 포스터와 엽서3종세트, 지역극장에서 받은 보딩패스.

포스터 미리 받아두길 잘했단 생각^^

 

 

20230110_210949.jpg

보딩패스 앞면.

아트관은 오늘이 마지막 상영이지만 지역극장은 다음주까지 하고 아직 보딩패스도 남아있어 2차할겸 예매하고 받아왔어요.

 

20230110_211033.jpg

보딩패스 뒷면.

보딩패스 티켓엔 대체로 국가명이나 지역명 쓸 때가 많은데 이번엔 감독이 영화인에게 주는 티켓처럼 꾸며놨네요. 

<메모리아>가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하게 만들고 영화 중간에 음향관련해서도 보여주는 등 영화제작과 작품 자체를 잘 엮어내기도 했어서 저 문구도 참 의미있게 잘 쓴 것 같아요.

 

영화에 대한 별점은 일단 ☆4 이상입니다.

2차하고서도 경이롭게 느껴진다면 좀더 주려구요ㅋ 

 

#메모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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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하빈

CGV SVIP / MEGABOX VVIP

극장에서 한달 평균 25편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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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하윤경 2023.01.11 00:57
    메모리아..
    체험을 제대로 하고 오신거 같아요!
    요즘 영화들,, 단순한 관람에서 벗어나 체험의 영역으로 확장되는거 같아서 너무 좋네요.
    좋은 관람후기 잘 봤어요. 👏🏿👏🏿👏🏿
  • @하윤경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하빈 2023.01.11 12:36
    그게 단순히 체험이라고만 말할 수도 없는...영화스토리와 연관되어 모든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정말 영화적 체험이었어요.
    볼까말까 하시는 것 같더니 결국 안 보시나 보군요 아쉽~ㅎ
  • profile
    미약해 2023.01.11 01:06
    저는 결국 안보고 넘어갈듯한 작품인데, 가끔씩 이런 호평들 볼때마다 지금이라도 예매해야하나 근질거립니다.. ㅎㅎ 잘 읽었습니다 :)
  • @미약해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하빈 2023.01.11 12:37
    아...보셨을 줄 알았는데...
    왠지 무코님 마음에도 들 영화같은 느낌이에요ㅎㅎ
  • @하빈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미약해 2023.01.11 21:23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다시 고민좀 해봐야겠네요 ㅎㅎ 요즘엔 조금이라도 안맞을것 같은 영화는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보게된다면 제 마음에도 들었음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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