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은 좋습니다. 오롯이 비극에 집중한 스토리라던가, 옥주현 이해준 이지훈 배우 등등 모든 배우들이 역할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해준 배우는 뮤지컬로 본다면 꼭 캐스팅 챙겨보겠네요. 뮤지컬만 놓고 본다면 3.0 / 5.0
2) 편집감독은 해고해야됩니다. 뮤지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고, 그 이전에 그냥 영상 편집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커녕 센스와 상식조차 없는 최악입니다. 영상물을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누군가를 욕한 적은 '엘리자벳'의 편집감독이 처음이네요. 그냥 생각이라는게 없어요. 원색적인 비난만 계속 나올 정도로 끔찍합니다.
뮤지컬은 ('그레이트 코멧' 같은 아주 특수한 작품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관객들이 정면에서만, 한쪽 방향에서만 무대를 보게 되어있어요. 마당놀이나 콘서트처럼, 원형무대나 돌출무대를 써서 360도 관람을 전제로 한게 아니란 말입니다. 그 말은 정면에서 고정 카메라로 2시간 30분 내내 찍어도 평타는 쳤을겁니다. 그런데 그걸 영화 씬 촬영하는 것 마냥 미친듯이 다각도로 잡아요? 뮤지컬 연출 감독이 정면에서 보는걸 고려해서 연기와 동선과 무대장치를 잡아놨는데? 무대 전체가 하나의 컷인데, 그걸 다 버리고 인물/무대의 측면/후방 클로즈업 장면을 못버려서 그렇게나 안달나셨습니까? 카메라 앞을 지나가는 배우가 찍힌 영상이 그대로 나올 땐 어질어질했습니다.
거기에 화면 전환은 왜이리 난잡해요? 배우 혼자 한 곳에서 가만히 넘버 부르는데도 클로즈업 했다가 무대 전체 보여줬다가 옆에서 보여줬다가 무슨 5~7초 간격으로 화면 전환을 하는데, 이러면 뮤지컬이 아니라 어떤 영상을 봐도 정신 사나워요.
정말 최악인건, 중간중간 영화 컷씬마냥 구도를 잡고 클로즈업하는 장면들이에요. 젠장, 솔직히 몇몇 장면들은 초점 처리까지도 좋았는데, 그래서 더 최악이에요. 촬영은 잘 했는데 편집이 완벽하게 쓰레기통에 쳐박은거잖아요.
3) 이 라이브 영상을 보고 뮤지컬 [엘리자벳]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다고 말하기에는 창피함? 아쉬움? 찝찝함? 뭐 그런 감정이 남습니다. 가장 비슷한 비유는, '유튜브에서 10분짜리 줄거리 요약(이라 쓰고 스포라고 읽는) 영상을 보고 영화 다 봤다고 말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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