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드림>이 개봉을 한 와중에 저는 오사카 가서 여행하는 도중에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신작 <빌리지>를 봤습니다.(여긴 코난이 요즘 인기라지만 제가 그건 관심이 없어서...)
거대 쓰레기 처리장이 들어선 한 마을을 배경으로 쓰레기 처리 일을 하며 과거 아버지가 저지른 죄로 인한 낙인과 어머니의 빚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요코하마 류세이가 어느 날 도쿄에서 마을로 돌아온 친구 구로키 하루를 다시 만나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감독 전작인 <신문기자> <야쿠자와 가족>처럼 일본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린 사회 드라마 장르 작품인데요.
이런 전작들의 공통점이라 할만한게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입니다. 그러면서 위험한 인물이라는 주변의 시선과 낙인, 전체의 이익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부조리가 어떻게 사람을 망가뜨리는지 천천히 그리고 무겁게 보여줍니다.
다만 전체적인 전개나 연출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갔는데, 영화가 일본 전통 연극인 노(能)를 차용해서 중간중간 노에 대한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대사도 그렇고 하나도 귀에 안들어와서 뭔 소린지 전혀 알수가 없었던게 흠이긴 했지만 무거운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추천드릴 수 있겠네요. 후지이 감독이 연출한 곧 다음달 개봉하는 <남은 인생 10년> 이나 우리나라 영화 <끝까지 간다> 리메이크도 어떻게 나왔을지 기대가 됩니다.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