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들이 뜨겁다 못해
바짝 타버릴 것 같은 인어공주를 봤습니다.
스포가 있다고 했지만, 사실 스포유무를 따질 게 없어요. 원작의 내용과 거의 똑같습니다.
새로운 설정들은 있으나마나한 것들이라 전개에 어떤 영향도 없었어요.
듣기로는 진취적이니 뭐니 했던 것 같은데 대체 무엇이..?
일단 노래는 저도 잘 들었고, 꽤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어두웠던 점,
바위 뒤에서 왕자를 노리는 여주의 연기력,
꾸민 것 없이 검소하게 사는 용왕의 모습
횟집에서 건져 온 플라운더 등등등
이미 많은 분들이 혹평하셨던 것들 대부분이 저에게도 썩 좋지 않았어요.
아 우르슬라는 진짜 잘 뽑혔던데,
크루엘라처럼 우르슬라 주연의 영화를 내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든 걸까요?
인어공주를 매력적으로 어필하려는 노력을 하긴 한 건가요 ?
이 작품은 "흑인이 인어공주가 됐다" 이것밖에 없어요. 색만 바꾼거죠.
캐스팅 논란이 있었고,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매력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할 수 있었을 겁니다.
노래를 엄청 잘한다고 홍보했지만, 생각보다 노래하는 씬들이 적었고, 전반적으로 어둡다보니 아이들이 울었다는 후기들도 공감되더라고요. ( 특히 어두운 바다 속에서 왕자 구하려고 뒤에서 슥 안는 거 보고 흠칫)
또 원작의 에리얼과 비슷한 구도 또는 원작과 비슷한 전개로 진행하면 당연히 원작을 떠올릴 수 밖에 없고, 비판받을 수 밖에 없을텐데,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려고 노력은 했는지 의심스러웠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간혹 유색인종 아이들에게도 공주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던데,
주인공은 한자리, 아무리 많아도 모든 이가 주인공이 될 순 없으니 배역에 어울리는 인물로 선택할 뿐인 거죠.
이런 식으로 메시지를 우선해서 의미를 부여하다보니 오늘 날의 참사가 생긴 거라고 생각해요.
더구나 선택받지 못한 쪽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인종마다 돌아가면서 희망용 영화 만들 것도 아니고,
이런 사고방식이면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캐스팅 논란이 무색하게 영화 자체가 별로라던 평론들이 공감됐지만,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공주로 만드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아 화가 나는 영화였습니다.
어설프게 색만 바꿔 갈등만 심화시키는 디즈니가 싫어지네요.
반성한다면 우르슬라 주연으로 영화 하나 내놓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