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양 감독님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을 드디어 극장 관람 했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현생이 바빠서 보지 못했지만 명씨네 기획전을 통해 드디어 극장에서 영접하게 됐네요.
에드워드 양 감독님 작품 중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것은 '하나 그리고 둘'입니다. 하지만 가장 뛰어나다 생각하는 작품은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며 대만 역사상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힙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접근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점은 역시 러닝타임일 것입니다. 237분이라는 무려 4시간에 육박하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어 영화를 보기가 쉽지 않으며 보고 나면 하루가 거의 다 지날 것입니다. 다행히도 극장판은 중간에 10분의 인터미션이 있습니다(저는 4시간 정도면 인터미션이 불필요하다 생각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왜 이렇게 긴 러닝타임이 필요했는 지를 증명해냅니다. 단지 러닝타임 때문에 망설이시는 거라면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소재는 1961년에 대만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한 미성년자 살인사건입니다. 이 살인사건의 가해자인 샤오쓰라는 소년과 피해자인 밍이라는 소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샤오쓰를 통해 60년대 대만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며 그들이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줍니다.
호흡이 매우 느린 영화지만 촘촘한 스토리텔링과 세밀한 연출을 통해 전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영화는 샤오쓰가 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가에 대해 당위성과 면죄부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영화가 과거, 기억, 현재를 어떻게 묘사하는 지에 대해 모든 것을 다루고 있습니다.
김혜리 평론가님의 한줄 평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한 편의 영화가 꿈꿀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가진 영화.' 긴 러닝 타임을 극복하고 이 영화를 완주하게 된다면 경이로운 시네마적 경험이 될 것입니다.
평점: 5/5
궁금한 점이 많으시다면 송경원 평론가님의 평론을 추천드립니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8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