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 시네바캉스 기획전을 통해 '멍하고 혼돈스러운'을 관람했습니다. 이전에 집에서 vod로 본 적은 있지만 극장 관람은 처음이네요.
'멍하고 혼돈스러운'은 비포 시리즈, '보이후드' 등으로 유명하신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두번째 연출작입니다. 이 작품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이 감독이 이런 작품도 만들었었어?'라는 생각도 드실 겁니다. 스타일이 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죠. 제목처럼 영화가 그냥 혼돈스럽다는 느낌을 줍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미국이 독립을 선포한지 200주년이 되는 1976년입니다. 어느 한 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청춘 이야기가 스토리의 메인입니다. 그 중에서 이제 갓 신입생이 되는 1학년과 졸업반인 3학년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데 이들이 봄학기가 끝나는 날에 벌이는 사건들이 메인 스토리 입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본다면 불쾌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도저히 고등학생들이 벌이는 일들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마초를 한다던가 술을 마신다던가 쓰레기통을 내던져서 우체통을 망가뜨리고 볼링공을 던져서 차를 박살내는 등 우리의 상식 선에서는 이해가 안가는 행동들을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뿐 이러한 점들은 그냥 넘어가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핑크'라는 소년이 사실상 주연으로 보입니다. 학교 미식축구 부의 쿼터백으로 활약 중인데 코치가 핑크가 흔히 말하는 불량소년들과 어울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각서를 쓸 것을 요구합니다. 핑크는 하루 종일 친구들과 놀면서 결심을 한 듯하고 결국에는 다음날 아침에 코치를 만나 각서를 그냥 던져버리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지금은 탑스타가 된 배우들의 신인 시절 모습을 모는 것도 이 영화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단독 주연으로 대형 영화에만 출연할만 배우들이 단역이나 조연으로 많이 나옵니다. 벤 애플렉, 매튜 맥커너히, 밀라 요보비치, 르네 젤위거 등. 이러한 스타들의 신인 시절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음악 선곡 또한 끝내줍니다. 영화에 다양한 음악들이 나오는데 씬 하나 하나를 보면서 안어울리는 장면이 없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에 사용된 음악들이 나오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비포 시리즈, 보이후드처럼 이 영화에서도 시간이라는 주제에 집중한 것 같습니다. 중요한 기점에 놓인 학생들이 스스로가 결정하여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네요. 그의 다른 필모들에 비하면 각본이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느낌이 강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재밌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평점: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