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딩패스만 받아두고 <카일리 블루스> 종영하는 오늘에야 보고 왔네요ㅋ
비간 감독의 <지구 최후의 밤>을 참 색다르고 흥미롭게, 후반부는 감탄하면서 보았던 터라 감독의 장편데뷔작이라는 카일리 블루스도 보고 싶었는데 확실히 두 영화가 내용상 그리고 특히 구조상 유사점이 많네요.
과거,현재,미래의 마음에 관한 금강경의 한 구절로 시작해 카일리에서의 현재를 보여주며 살짝살짝 단편적으로 과거와 교차해 지나가고, 카일리를 떠나 한 마을에서 겪은 과거&현재&미래가 뒤섞인 체험은 롱테이크로 전개되는 등 지최밤이 생각나는 구조일 수밖에 없는데요, 지최밤보다는 좀더 직설적으로 단서들을 보여주고 좀더 현실적인 생생함으로 다가와서 후반에야 주인공처럼 이게 꿈같은 일이구나 느끼게 해주는, 지최밤보다 좀더 거친 카메라워킹처럼 때론 아마추어적인 생경함으로 다가오는 오묘한 시공간체험이었네요. 마지막에 그리움의 나날들을 언급하는 내레이션과 옆으로 지나가는 기차(+시계) 마무리는 깔끔하면서도 아련했구요.
그 정서를 그대로 끌어안아 좀더 매끄럽고 몽환적으로 발전된 지최밤 연출을 한 것 같네요.
이후에도 비슷한 정서와 연출로 후속작을 들고나올지 그렇다면 식상할지 더욱 감탄을 하게 될지 사뭇 기대되는 감독입니다.
관람일 : 2023년 6월 12일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