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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 소진속도에 겁먹고 서둘러 예매해서 본 바비 후기입니다ㅋ

 

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바비 그 자체였던 매력폭발 마고 로비

온통 분홍색으로 사랑스럽게 꾸며진 바비랜드

라이언고슬링보다 시선을 끄는 미친 매력의 시무 리우 ㅋㅋㅋ 

그리고 음악까지 정말정말 좋았습니다 ㅎㅎ

그래서 초반부는 정말 개봉 전까지 품었던 기대감이 완벽히 충족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비와 켄이 현실세계로 가면서부터 조금씩 떨떠름한 장면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바비랜드야 애초에 그 시작이 바비고, 바비가 중심인게 당연한 사회였으니

바비에 의존하고, 바보같아 보이는 켄을 보고도 거부감이 전혀 없었죠.

 

 현실세계에서 보여주는 남성들은 무례하거나 켄보다 모자란 것 같은 사람들 뿐이었어요

리얼월드가 바비랜드와는 정반대라고 놀라는 바비와 켄이지만,

바비랜드의 여성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죠. 

요즘 상대방을 비하하면서 웃기는 개그들은 수준이 낮다며 비판받잖아요? 

그런 개그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이런 와중에 마텔 임원진들에게 여성은 없냐는 바비의 질문은 

능력없는 남자들 말고 능력있는 여자는 없냐는 물음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는데,

부당한 차별을 이야기하고자 했다면 

막연히 남성을 낮추기보다 좀더 명확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을 거에요.

마텔임원회의에서 여성임원 후보의 이력서를 보고 여자는 안 뽑는다는 식의 장면같은 걸로요. 

 

여기에  더 박차를 가해

바비랜드에 돌아와 자주성을 확립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여자로 살기 힘들다는 열띤 강연과 세뇌된 바비들을 해방하는 한 마디 한 마디들은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을 받았고,

여자가 겪는 부당함, 여자로 살기 힘든 점 등등 교육을 받는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이 정도로 관객에게 메시지를 때려박고 싶으면, 

돈을 주고 보러 오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어요.

 

바비랜드의 바비가 이야기했다면 괜찮았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여자로 살기 힘들다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은 현실세계의 여자에요.

그리고 앞서 보여준 현실세계의 남성들은 지배층이면서도 죄다 덜떨어진 모습으로 표현해놨어요.

현실에 살던 남성관객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 ㅎㅎ

 

끝에 이르러서야 균형을 잡으려는 건지 우리는 누구도 무시당하지 말아야 하며

바비는 바비, 켄은 켄대로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것도 좀.. 그래요

 

결국 이야기하고 싶었던게 각자의 자주성 확립과 평등이었다면, 

무시받았던 켄이 일으킨 반란을 똑똑한 바비들이 뒤통수 쳐서 제압하고

기득권을 유지한 상태에서 화해를 주도하는 것보다

성장한 바비가 켄과 마주보고 서로의 감정을 토해내고 화해해서

함께 정신적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더 좋은 그림이었을 것 같아요.
켄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비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라 대화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니까요

결국 끝끝내 여성의 우월함만을 강조하며 내려놓지 못한 것이

영화내내 말하던 자주성과 평등이라는 가치와 섞이지 않아

모순적인 결과로 남아버렸습니다

 

현실세계의 회사원이 가부장제가 아닌 척을 잘한다고 말하는 거나 

마지막즈음 바비와 켄이 화합을 하면서도 켄 대법관은 안 되고 하급은 된다는 말 등등 

현실세계를 지적하는 듯한 대사들도 기억나는데,

정말 굳이 이렇게까지 노골적이고 반복적으로 보여줬어야 했는지...

초반부 매력에 흠뻑 취했던 저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점입니다.

 

이렇게 중반부부터 느껴지는 불호요소들을 구구절절 적어놨지만, 

앞서 말한 초반부의 극호요소들도 있고, 바비가 성장하는 과정 자체는 꽤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바비와 켄을 이용한 성별갈등 이야기도 조금만 더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접근했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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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리어 2023.07.19 19:49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 profile
    내일은비 2023.07.19 19:51
    너무 공감합니다.
    바비 웃으면서 봤는데 뒤로 갈수록 떨떠름해지더라구요. 😓
    좋은 후기네요.
  • profile
    사냥꾼 2023.07.19 19:54
    제 생각을 써놓은것 같네요
    원래 메박에서 1차 관람하고
    롯시에서 2차 관람할 계획이었지만
    2차는 취소하고 그냥 귀가 했네요
  • 호놀롤루 2023.07.19 21:37
    와 저진짜 이렇게 글쓰고싶었어요...
    무엇을 말하는건지알겠는데 자꾸 알겟는데 말하는거같아서 시계만봤네요
  • 정대만 2023.07.20 01:13
    저도 이렇게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처음에 좋게 잘 시작해놓고 영화가 점점 무너질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해결방식이 맞아떨어지지도 않고 한쪽은 다 멍청하게 나오면서 거기에다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계속 던지는 느낌...
  • XFJin08 2023.07.20 07:19
    동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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