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명 남짓한 상영관에 남자 관객은 저랑 다른 커플에 남자분 한명해서 딱 두명이었어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흥행은 완전히 물건너 간 영화인데, 그 이유는 영화 보다보니 느껴지던데.. 서사가 미국 시트콤식 개그와 병맛 코드 & 성적 코드로 채워져 있었고, 스무명 남짓한 관객중에서 유머 코드가 맞아서 웃는 관객은 남자인 저 혼자 뿐이었고 아무도 안웃고 영화 끝날때까지 분위기 얼음이었어요.😑;;
젊은 여성관객 겨냥한 영화인데 페미고 젠더 갈등이고 뭐고 다 떠나서 우리나라에선 일반인 젊은 여성 관객들조차 웃질 않는 영화라.. 이부분에서 국내 흥행은 결정된 것이었죠.
영화속 세계관은 '리얼 월드'와 '바비 랜드'로 구성돼 있는데, '리얼 월드'라는 명칭을 달고 있을 뿐.. 우리가 현재 사는 지구가 아니라 MCU식 멀티버스였어요.
'리얼 월드'가 우리가 사는 '현실 지구'거나 MCU의 '지구-19999', SSU의 '지구-838'이었다면.. 영화는 '바비'와 '켄'이 체포된 시점에서 엔딩이었죠.=ㅁ=;;
MCU식 표현을 빌려 영화 <바비>의 무대가 되는 '지구-????'는 '리얼 월드', '바비 랜드'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일차원적이고 평면적인 어딘가 모자란듯한 시트콤 캐릭터로 묘사되는데, '바비'와 '켄'은 두 세계를 넘나들다가 조금은 입체적인 성격으로 변하고.. 작중에서 단 한명의 캐릭터만큼은 '현실 지구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부분은 스포라서 생략합니다.
캐릭터들이 미국 시트콤 컨셉이다보니 SNL 에피소드나 <70년대 쇼>, <몬티 파이튼의 비행 서커스> 생각나는 병맛스런 전개로 진행하는데, 영화 후반부에 급진지 분위기 잡더니 학교수업을 하는데.. "이거 시험 나오니까.." 노트 펴고 선생님 말씀 열심히 받아적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좀 뜬금 없었고, 하품 나오고 꽤 루즈했어요.😐;;
제가 느낀 감독의 의도는 페미니즘 전파가 아니라 서로 존중하자는 '젠더 이퀄리즘'이었고, 결말.. 바비의 운명은 예상했던대로 뻔하게 진행되어 심심했어요.
베스트 씬은 영화의 제목과는 상반되게 라이언 고슬링이 분한 '켄'으로 서사가 옮겨간 후반부에 나오는 뮤지컬 씬이었는데, 순간 영화가 '발리우드 영화'로 변신하는 느낌이었고, 라이언 고슬링.. 항상 우수에 젖은 눈빛에 진지한 배우로만 생각했는데, 코믹 연기 잘하고 노래도 잘하네요.
제가 <라라랜드>를 아직 안봤는데 날 잡고 한 번 봐야 할 것 같고, <샹치>의 주인공 시무 리우는 <샹치>에선 성룡 마이너 카피 같은 느낌에 별 매력이 없었는데, 이영화에선 상당히 매력적이었어요.
근데, 마텔이 제작한 영화인건 알겠는데 뭐.. 지들이 만든 영화에서 지들 장난감 광고하겠다는 걸 뭐라 할수는 없지만, 대놓고 신상 장난감 PPL 하는 건 흠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