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기 전에 서둘러 후기 작성해봅니다. ^^
한때 재즈에 빠져서 듣고 공연 쫒아다닌 것도 오래전이고
더군다나 1960년대 이전 밥이나 쿨재즈 같은 모던 재즈 쪽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재즈란 단어에 반가워서 개봉을 기다렸던
한여름밤의 재즈를 드디어 보러갔다왔네요.
애초에 익숙한 코메박에서 보려고 했었는데
제가 극혐하는 스크린AB관에 걸렸길래 (비디오방도 아니고 좀 너무함😑)
과감히 포기하고 신촌메박으로 갔어요.
처음 가본 신촌 메박의 첫인상은 폐건물인가?? 였네요.
아무리 명절 연휴라지만 1층 상가쪽이 판자로 막혀있고 사람이 안다녀서요.ㄷㄷㄷ
뭐 어쨌든 엘베타고 5층 올라갔더니
제주맥주랑 조인트한 내부가 너무 근사하더라구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티켓없어도 걍 아무관이나 막 들어갈수 있을것만 같은 구조.ㅎㅎㅎ
개봉 후 3일째라 별 기대도 안했는데
증정 포스터가 남아있길래 무사히 잘 받았습니다.
일부러 후기도 안 읽고 정보도 안보고
그냥 가서 본 한여름밤의 재즈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티재즈 공연의 원형같았어요.
1958년 뉴포트 재즈페스티벌 공연 장면을 촬영한 다큐였는데
나레이션으로 4일간의 휴일에 열린다고 한거로 보아
아마도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때 개최된 행사인거 같아요.
그냥 작은 휴양지에 재즈공연만 열린 줄로만 알았는데
보니까 요트 경기도 같이 열렸더라구요.
미국 북동부 로드 아일랜드 뉴포트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아메리카 컵 요트 경주대회 개최지 (host of the America’s Cup sailing race) ㄷㄷㄷㄷ
그래서 다큐 첫 장면에선 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요트들과 중계멘트가 나와요.^^
그 장면 보니 갑자기 탑건과 엘비스가 같이 떠올랐네요.ㅎㅎ
이놈의 탑건과 엘비스의 굴레는 언제나 벗어날지 ㅋㅋㅋ
뉴포트란 작은 마을에서 열린 야외 재즈공연인데
출연자 면면은 장난이 아니었어요.
저같은 무식자도 이름 들어본 재즈 거장들이 총출동했더라구요.
더군다나 60년도 넘은 옛날인데도
화면을 안보고 음악만 들으면 엊그제 녹음한 것처럼 생생한 사운드 너무 좋아서 계속 흥겨웠네요.
아무래도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덕분이겠죠.
화면은 당시 옛날 생활과 패션 알수 있어서 너무 흥미로왔어요.
유행은 돌고도니 지금 착용해도 무리없는 선글라스나 반바지 자켓 등 당시 모습 보는것도 재밌었어요.
진주목걸이 칭칭 감고 재즈 공연보고
한밤중에 선글라스 낀 멋쟁이 아조씨ㅋㅋㅋ
지금은 상상도 할수없는 공연장에 자욱한 담배연기
밤늦게 애들도 데려와서 즐기던 부모님들..
재즈는 원체 협주와 즉흥성이 특징이라 그런지
한 재즈 연주자(베이스 주자)가 방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프렐류드로 연습하던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도 엘비스에 나와서 이름 알게된
사회자가 세계 최고의 가스펠 싱어라고 소개한 마할리아 잭슨의 재즈 보컬곡도 반가웠는데
엘비스가 영화속에서 계속 얘기하던 마할리아 잭슨의 실물을 보게된 게 너무 좋았습니다.😭
기타리스트 척 베리가 부른 보스턴, 필라델피아 어쩌구 하는 노래는
이후 발매된 비치 보이스의 Surfin USA 랑 너무너무 비슷했던게 신기했어요.😆
이름만 아는 재즈 뮤지션들
그리고 영상에 나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은 거의다 돌아가시고 없겠지만
1958년 한여름 미국 동부의 작은 휴양지 야외에서 열린 흥겨운 재즈 공연에서 찍은 소중한 영상덕분에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을 보고 즐길수 있어서 너무 꿈같았네요.^^
공연에 가사가 있는 재즈곡이 5~6곡 정도 나왔던 거 같은데
가사를 자막으로 번역해준건 고맙지만
곡 제목들을 자막으로 넣어줬다면 더 좋았겠단 아쉬움은 살짝 들었습니다.ㅎㅎ
시간관계상 아침 일찍 영화를 봐서 시제가 좀 안맞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다큐 속 뉴포트 관객들만큼이나 흥겹고 행복한 관람이었네요.
재즈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보러가시는거 추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