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롸입니다.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마치 3개의 영화를 동시에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촬영 완료된 '거미집'이라는 영화의 각본을 180도 뒤집어 다시 촬영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는 카메라에 담긴 '거미집'의 이야기를
최종적으로는 영화 속 각 인물들의 욕망의 거미줄들이 하나의 '거미집'으로 완성된 모습을 담아낸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들이나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서스페리아 같은 지알로 영화 그리고 특히 김기영 감독의 '화녀'를 떠올리게하고
영화의 연출 방식은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뒤집어서 영화 촬영 과정을 먼저 보여주고 그 결과물을 마지막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감독 김열의 심리 묘사 방식은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과 같은 방식이 사용되었다 할 수 있는데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가 각기 다른 3개의 시간대를 엔딩에서 깔끔하고 정교하게 결합하면서 관객들에게 영화적 충격을 주었던 것과 다르게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주제만 공유하는 서로 다른 단편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것처럼 별 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저처럼 이 영화를 아무리 재밌게 본 관객일지라도
다른 관객에게 이 영화를 선뜻 '재밌고 훌륭한 영화니까 꼭 보세요!'라고 추천을 할 수 없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거미집'이라는 영화에 푹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하게됩니다.
영화의 절반 이상을 함께 끌고 나가는 전여빈과 정수정 배우
'화녀'의 윤여정 배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우아하게 연기를 소화한 임수정 배우
연기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었던 박정수 배우
사소한 제스처와 대사를 곱씹어볼수록 완벽함을 느끼게 만드는 장영남 배우
영화 내내 모든 배우들이 평균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다보니
각 인물들의 연기를 동력 삼아 이야기가 연속해서 폭발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거미집'이라는 영화가 2시간 12분이라는 매우 긴 러닝타임과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갖고 있어서
추석 연휴 기간동안 50만 관객도 힘들어보일 정도로 흥행은 매우 어렵다는 생각을하게됩니다.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는 김지운 감독의 욕심이 느껴졌다고 해야할까요?
그럼에도 한국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는 분이라면
영화 '거미집'이라는 비를 통해 갈증을 말끔하게 씻어내시길 바랍니다.
이영화 전 취향저격이었는데 호불호 좀 타는 모양이더라구요. ㅜㅜ
하긴 저도 셋중 가장 만족스러웠지만 주변에 추천하는 건 좀 고민되긴 하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