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몇 번이고 나오는 단어죠
'플랑세캉스' 롱 테이크를 부르는 프랑스어라나...
이 영화는 제가 몇 개 보지 않은 프랑스 영화들이랑 비슷하네요
소동극식 영화를 몇 개 봤는데 별로 호들갑스럽지 않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보는 게
나름 재미가 있기도 한데 한국 정서에는 그렇게 맞지 않죠.
영화적 감상을 일단 제쳐두고 이걸 왜 만들었을까를 생각해봤을 때
기생충 제작사인 바른손 입장에서는 넥스트 기생충을 도전할 때가 되었고
그래서 김지운 감독과 함께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은 액자식 구성의 소동극 영화를 준비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 영화 투자사가 참 많습니다. 영화 초반에 투자 제작사 로고가 참 많이 나오는 영화 오랫만에 봅니다)
친숙하지 않은 기획이 큰 자본으로 만들어진다면
그건 어떤 목적이 명확히 있었을 것 같은데.....
일단 외국에서 그렇게 주목받지는 못했던 것 같네요.
그래서 이 영화는 재미있느냐 하면
영화 중간 중간 재미있었고 볼만 했고 긴장감도 있었습니다
근데 이 소동극이 다 끝나면... 딱히 무엇이다라고 남지는 않습니다. 뭐 원래 이런 극들이 가지는 맛이죠
다만 그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공식
A 급 감독에 송강호 등등의 A급 배우들이 뚝딱뚝딱 만들었다 하면 엄청난 스케일이라던가.
팡팡 터지는 재미나 신파 등등의 익숙한 것들이 나와야 하는데 정반대의 길을 가는 영화라
대중성은 사실 없다시피하고....
게다가 추석에 개봉했으니 더더욱 손이 안가는 영화가 되버린 것 같습니다
사실 끝나고도 이게 뭔가? 싶은 말들이 더러 있더군요.
어떤 상황에도 꿋꿋하게 영화를 만들어 나간
김지운 감독 자신이 바라 본 영화의 애정을 담은 영화같은데
비슷한 지점에서 보면 바빌론이라는 영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래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진짜 나 하고 싶은 대로 다 할꺼야 하얗게 다 태울꺼야
라는 뚝심이 묻어 나서 영화를 다 보고 난 저의 느낌도 하얗게 불태워진 느낌이었는데
거미집은 아직 더 하고픈 말이 많은데 정리를 다 못한... 어딘가 감독님도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영화를 마무리한 느낌이 드는 지점입니다.
가장 명대사는 영화 중간에 오정세와 송강호가 세트 뒤에서 나눈 몇 마디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가 송강호라는 배우가 감독의 역을 맡으면서 찐으로 내뱉고 싶었던 말이 아녔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
추석에 개봉하지 않았다면... 언제 개봉해야 했을까 싶은데...
선뜻 개봉시기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는 영화였을 것 같습니다
넌 안 끔찍해? 그 대사 참 인상깊었어요.
아마 생각이 죄다 다른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다들 궁시렁대면서도 끝까지 애를 쓰는건...
서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구나... 싶었던...
그 열쩡! 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전 그래도 꾸준히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김지운 감독님이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