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의 해부>는 이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프랑스 영화이면서 외곽의 한 외딴 집에서 일어난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법정 영화입니다. 영화 제목이 전체적인 주제를 관통하는 뜻을 가지는게 굉장히 깔끔하게 잘지었습니다. 어떻게보면 법정 영화의 탈을 쓴 심리 스릴러, 심리 드라마로도 볼 수 있을듯 합니다. 저는 보면서 영화 <결혼 이야기>가 많이 생각나더라구요. 프랑스 영화인데 체감상 30% 정도 분량으로 영어 대사가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사건의 발생, 캐릭터와 서사 빌드업 단계였는데 여기가 미적지근한게 살짝 지루했습니다. 하지만 약 1시간 이후부터는 법정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고 피해자의 가족 및 증인, 주변인들에 대한 심문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법정 공방을 통해 결혼 생활, 가족 관계 등 그들의 내부생활을 낱낱히 파헤쳐서 어떻게든 증거를 찾는데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이 법정의 방청객이 된것마냥 적나라하고 긴장감있게 보여줬고 잘 짜여진 대사 하나하나에 몰입도가 확 올라가서 그때부터 계속 흥미롭게 봤습니다. 진실의 성립, 창작과 모방의 경계 등 보면서 생각해볼만한 주제들도 여럿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화내에선 용의자로 엄마 역인 산드라 휠러를 많이들 의심하게 되지만 그녀의 엄청난 연기력은 저도 용의자가 맞나 아닌가 헷갈릴정도로 대단한 몰입감과 설득력을 주었습니다. <가여운 것들>을 보고서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엠마 스톤이 가장 가까워보였는데 이번 영화를 보고 나니 저는 산드라 휠러 쪽으로 더 기울게 되네요.
탄탄한 완성도를 가지지만 러닝타임 2시간 반은 살짝 길게 느껴졌고 통쾌한 법정 영화를 기대하신다면 그것 또한 아닙니다.
별점 : 4.3 / 5
제가 좋아하는 내용이 다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ㅠㅠ 언제 정식 개봉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