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개봉 2일차에 제일 큰 스크린인 BFI IMAX 관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 콘서트 영화를 보았습니다. 서울 용아맥과는 좌석 각이 좀 다르긴 하겠지만 아이맥스 H열 중앙 쯤에서 봤는데 화면을 살짝 올려다보는 위치라 몰입하기 상당히 좋았고 조금 더 뒤에서 보면 시선이 완벽하게 딱 맞겠더군요.
테일러 스위프트가 마지막으로 했던 콘서트 투어가 5년 전인 2018년 쯤에 Reputation 앨범을 가지고 했던 투어였고 저도 영국 웸블리에서 이 공연을 직접 가서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Eras Tour는 그때보다 확실히 좀 더 비주얼이 화려해졌고, 영상이니까 중간중간 앨범 사이를 넘어갈 때 CG도 자연스럽게 섞어 활용하더군요. 시대들(Eras)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테일러 커리어의 총집합인데, 옛날 대표 앨범들과 최근 앨범들마다 각각 오리지널 컨셉을 다 살리는게 좋았고, 화면 구도도 멋지게 잡은게 많았습니다.
원래 3시간이 넘는 공연을 중간에 의상 체인지하는 시간을 잘라 바로 이어붙여서 2시간 45분 정도 분량으로 만들었지만 그래도 러닝타임이 약간 긴 편인데, 일단 아는곡 나오면 흥겨워 시간이 잘 가고 맨 마지막 순서로 나오는 가장 최신 앨범인 Midnight 수록곡 공연들이 생각보다 꽤 카리스마 있고 흥겨워서 끝까지 지치지 않고 즐기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 영국 영화관은 서서 춤출 사람은 춤추고(자리에서 몸만 흔드는 수준이지만) 앉은 사람은 앉아서 즐기고, 응원하고 따라부르다 곡 끝나면 박수치고, 뭔가 일반 영화 관람과 싱어롱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뭘 해도 이상하지 않은 냉정과 열정 사이의 균형이 딱 맞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끝나고 모두에게 미니 포스터도 나눠 주더군요.
테일러가 한국에는 한 번도 투어를 간 적이 없고 해외에서 보신 분들도 극히 적을 테고, 이번 Eras Tour도 내한하지 않으며 해외에서 보려면 암표에 백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러니 테일러 팬이시거나 현 세기를 풍미하며 정점에 서 있는 이 여가수의 콘서트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들, 특히 여성 분들은 어른 십대 아이 할 것 없이 나이 가리지 말고 이번 기회에 다들 한 번씩 가서 보시고 즐기시고 영감도 얻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년 전에 직접 봤던 콘서트도 그랬고 이번 것도 그렇고 테일러는 돈값이 아깝지 않은 가수입니다.
이번 아이맥스 관람이 매우 만족스러웠고 이 작품 속 콘서트의 스케일을 간접 체험하려면 좌우 시야가 넓은 아이맥스 또는 큰 스크린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도 아이맥스로 해주는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자막을 테일러의 코멘트 뿐만 아니라 가사까지도 다 달아줄 지 궁금하네요.
평점 :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