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처의 신작 <더 킬러>를 보고 왔습니다.
자칫 식상할 수도 있는 소재라 걱정했는데
핀처 특유의 차갑고 세련된 스타일이 녹아든 서스펜스 직조 덕에 몰입감이 좋았습니다.
이 영화의 서스펜스 직조 방식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이는 마이클 패스벤더가 살인을 감행하는 방식과 나레이션에서부터 나옵니다.
주연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는 냉혹하고 전문적인 킬러입니다.
일반적으로 몰래 일을 처리하는 킬러들과는 달리, 패스벤더는 저승사자처럼 타겟의 눈앞에 나타나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대화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패스벤더가 이 타겟을 살려줄까? 아니면 죽이려나? 대체 언제 방아쇠를 당기려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관객들이 긴장한 채로 패스벤더의 선택을 지켜보게 만듭니다.
또한 패스벤더 본인의 생각을 알려주는 나레이션이 자주 나오는데, 이를 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패스벤더의 심리를 파악, 예측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 오히려 서스펜스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기존 데이빗 핀처 스타일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