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끝나고 얼어붙은 채로 엔딩 크레딧 다 본건 오랜만이네요. 그만큼 코 끝 시큰하고 가슴 먹먹한 여운이... 안 그래도 슬픈 빅마마의 <체념>이 백만배는 슬프게 귓가에 맴돕니다.
-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 꿈으로 이어진 너와 나 = 시공을 초월해서 맺어진 애달픈 마음들, 그리고 영원히 함께... 세월호 사건을 다루고는 있지만 안일하고 촌스럽게 연출하면 자칫 평범한 신파로 소모되기 딱 좋은 스토리와 테마인데 그날의 참사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이렇게 자연스레 상기하게 만들고 가슴에 스며들어와 파문을 일으키다니 감독의 역량이 미쳤습니다. 플롯과 메타포와 미장센을 활용하여 인물의 감정을 선연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관객의 감정을 터치할 줄 아는 감각이 있는 듯 합니다. 신인 감독이던데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네요.
- 플롯이 전환되기 직전에 박정민을 투입하여 영화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전략 또한 효과적이었습니다. 잠깐의 등장이지만 박정민 때문에 빵빵 터졌는데 거의 <건축학개론>의 납득이에 버금가는 씬스틸러였다는.
- 이제서야 관람했는데 올해 개봉한 모든 한국 영화를 본건 아니지만 올해 한국 영화 최고작으로 꼽아도 무리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만큼 미학적, 기능적으로 훌륭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별점 및 한줄평
●●●●○ 참사를 기억하고 사람을 어루만지는 가장 영화다운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