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이라고 욕했는데 우리 많이 발전해서 여기까지 왔구나 고생했네. 영화를 본 첫감상이 그랬고요. 아주 낯선 스토리는 아니지만 한국 현실과도 닮아서 공감이 갑니다. 과거부터 겪어왔고 여전히 안고 있는 문제를 되짚어주는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네요.
전업주부 남편과 커리어우먼 아내인 주인공 부부는 3대가 모여사는 대가족의 둘째네입니다. 어느 날 남편이 트랜스젠더 뮤지션의 백댄서로 취직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영화에는 남자, 여자, 그리고 성소수자가 등장합니다. 성역할에 순응하는 자, 저항하는 자, 그리고 강요하는 자가 있고요.
내게 주어진 혹은 내가 선택한 성별이 꿈과 사랑에 걸림돌이 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누구나 신명나는 세상에서 웃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을 텐데요. 가부장적인 전통사회에서 대를 잇는 관습이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 현실이라 안타깝습니다.
변화는 태동하기도 어렵지만 상당한 진통을 동반할 수 밖에 없는데요. 그 지난한 변화의 탄생과정이 중간에 사라져버리지 않길 바라게 되네요.
조이랜드는 파키스탄 영화인데요. 강렬한 색감의 대비가 인상적이고 음악 선정도 꽤나 신경써서 눈과 귀를 사로 잡는 장면이 많습니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던데 칸영화제 2관왕을 차지할만큼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작품이고요. 진지한 흐름 속에서도 소소한 유머를 놓치지 않아서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