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관람한 후 약 두달 반만에 정식 개봉으로 다시 봤는데 여전히 좋았습니다. 괴물 개봉 이후에 보니깐 영화의 세트 리스트 중에 Aqua에 애정이 많이 가네요.
<류이치 사카모토 : 오퍼스>는 굉장히 많은 영화적 요소들을 배제했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올해 가장 재미없는 영화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엄숙하고 절제된 영화의 분위기 때문에 관크에 예민해질뿐만 아니라 본인의 컨디션도 신경써야하기도 해서 온전히 감상하기가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장의 크리스마스, 마지막 황제, 철도원, 더 레버넌트, 남한산성, 괴물 등 여러 영화의 음악을 작업했던 거장의 손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고 삶이 힘들고 고달플때나 감성에 젖고 싶을때 항상 위로와 용기를 얻게 해줬던 그의 음악이 담긴 영화는 연말에 주는 선물같았습니다.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아서 힘겨워 하는 표정과 몸짓에 예술혼과 장인정신 또한 느껴지면서 단순히 연주장면의 나열이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가 많이 느껴지네요.
무조건 보라고 추천하기는 애매하지만 평소에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음악가에 대하여 알고 계시고 애정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보셨으면 좋겠고 혹시나 영화를 괜찮게 보셨다면 얼마 안되는 엔딩크레딧도 끝까지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부국제때 영화를 보고 나서 근처에 핸드프린팅이 있다길래 가서 찍어봤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