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에 주의해주세요.

 

https://variety.com/2023/film/reviews/ama-gloria-review-1235612976/

 

이번 칸 영화제에서 마리 아마슈켈리(Marie Amachoukeli)의 작지만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비평 주간의 개막 작품 "아마 글로리아"의 클레오(루이즈 모르와-팡자니)만큼 놀랍도록 잘 그려낸 캐릭터를 많이 배출할 수 있을 거 같지 않다. 효율적인 84분의 시간 동안 클레오는 인생의 교훈을 배우고, 거부하고, 친구를 만들고, 배신한다. 그녀는 유쾌하면서, 음침하고, 타인을 음해하고, 놀랍도록 이기적이며, 눈부시게 순수하고, 때로는 하루 오후 동안 이 모든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6살 아이다.

곱슬머리에 두꺼운 안경을 쓴 파리에서 상냥한 아빠 아르노(아르노 르보티니)와 함께 살지만 주로 사랑하는 카보 베르데 출신 보모 글로리아(일사 모레노 제고)에 의해 양육된 클레오는 다양한 성격을 가졌다. 그들의 관계는 굿나잇 키스처럼 가깝고, 분명 서로 애정하는 관계다. 학교 문 앞으로 마중 나와 기다리는 글로리아를 봤을 때 클레오가 눈부신 미소를 교환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리아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카보 베르데로 돌아가는 상황은 둘 다에게 매우 가슴 아픈 일이었다. 글로리아의 딸 페르난다 (아브나라 고메스 바렐라)는 이미 젊은 성인 여성으로 첫쨰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 하지만 아들 세자르(프레디 고메스 타바레스)는 여전히 어린 아이로 이제 글로리아가 오랫동안 클레오에게 아낌 없이 준 어머니의 보살핌(motherly supervision)을 필요로 한다.

 

임박한 이별의 아픔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글로리아는 아르노에게 클레오가 카르보 베르데에서 그녀와 함꼐 여름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한다. 아르노는 많은 부모가 그렇듯이 생각해보겠다고 말하지만, 허락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하얀 거짓말은 차라리 허락을 안 하는 것보다 더 클레오의 분노를 끓어오르게 한다. 클레오의 세상에 대한 흑백 논리에 따르면 "글로리아에 대한 거짓말"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일짇 모른다. 끈질기게 분노를 표출하자 아버지는 마침내 항복하고, 클레오는 다시 한 번 랜턴처럼 밝게 빛나며 글로리아가 반갑게 맞아주는 공항 게이트로 달려나간다.

어쩌면 이 마지막 만남은 클레오에게 이렇게 단순하게 흘러갈 수도 있었다. 글로리아는 언제나처럼 사랑스럽고, 카르보 베르데 사람들은 친절하게 반겨준다. 하지만 세자르는 마치 번개구름처럼 퉁명한 태도를 보인다. 그는 자기 엄마를 뺏어갔다 매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돌려준 사실상 이방인이나 다름 없는 소녀에 대해 분개한다. 그리고 글로리아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다른 것들도 있다. 단지 그녀의 가족뿐 아니라 그녀가 지으려고 하는 반쯤 지어진 호텔도 있고, 오랫동안 잊혀졌지만 다시 불붙는 사랑 문제도 있는지도 모른다. 통과의례를 다루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어쩌면 이 일이 인생에서 너무나 빨리 일어나기 때문인지 이렇게 정확히 순진한 자기 중심성이 타인도 각자의 인생에서 나 아닌 다른 것들이 있다는 자각으로 바뀌는 내적인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을 경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영화는 아마슈켈리의 단독 감독 데뷔작이다. 그녀는 이전에 칸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파티 걸"을 클레르 뷔르제와 사뮈엘 테이스와 공동으로 감독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불필요해보였지만, 마지막의 드라마틱한 장면에서 좋았던 화사한 붓그림체로 그려진 짧은 애니메이션은 별개로 하고, 아마슈켈리는 내러티브와 이를 심플하게 제시하는 것에 대한 성숙한 자신감이 있고, 이는 모르와-팡자니의 뛰어난 연기의 막힘 없는 절묘함에 잘 어울린다. DP 이네스 타바린의 따뜻한 클로즈업 카메라워크는 클레오가 숨을 곳이 없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몸짓에서부터 불안함이 드러나는 확대된 눈 속의 가장 작은 눈 깜빡임까지 그녀의 모든 게 진실하고, 솔직하단 게 전해진다. 클레오가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자신의 어두운 동기를 고백하는 대단히 뛰어난 장면에서 클레오는 혼란과 죄의식, 갑작스러운 자기 혐오를 진정성 있게 전달한다. 이는 그녀 나이의 다섯 배 되는 연기자들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장면이다.

클레오가 글로리아의 관심을 오직 자신에게만 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사악한 전략에서 도식적인 식민주의의 알레고리를 쉽게 읽을 수 있다. 클로에의 글로리아의 시간과 애정에 대한 독점적 요구처럼 유럽 제국주의자는 아프리카 식민지의 소유권이 있을 뿐 아니라 이 관계가 아프리카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피식민지 인들이 독립을 추구할 때 황당함과 분노, 때로는 폭력을 일으킨다.

영화의 단순한 구조가 분명 이런 해석을 허락함에도 불구하고 모르아-팡자니의 눈부신 전환은 이에 저항하고, 사태를 복잡하게 만든다. 클레오는 너무나 많은 측면이 있어서 한 가지 재현으로 축소될 수가 없다. "클레오의 세계"의 강력한 힘은 식민지의 양심에 대한 관점에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보모의 유대 관계의 복잡한 경제적이고, 정서적인 동학에 대한 통찰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 힘은 용감한 작은 아이가 누군가를 완전히 사랑한다는 건, 그들을 내 사랑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든다고 할지라도, 그들을 자유롭게 놔주길 원하는 것이라는 가슴 아픈 깨달음을 겪은 뒤 상처 입어도,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배우는 모습에 대한 비길 데 없는 훌륭한 묘사에 있다.

 

https://blog.naver.com/mittlivsom/22331766536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2)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profile
    lizzy 2024.01.10 00:33
    <파티걸>의 엄마도 그렇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잘 만드는 감독인것 같아요.
  • @lizzy님에게 보내는 답글
    Cyril 2024.01.10 10:20
    아직 못 봤는데, 파티걸도 한번 봐봐야겠네요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55540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2] file Bob 2022.09.18 464643 143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4] file admin 2022.08.18 797283 203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5] admin 2022.08.17 545765 150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5] admin 2022.08.16 1204707 142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13085 173
더보기
칼럼 (영재방)내가 겪은 '에이리언:로물루스'의 어색한 부분들과 1편과의 사이에 있었던 사건(약스포) [3] Maverick 2024.08.30 3362 6
칼럼 <킬> 살인과 광기의 경계 [13] file 카시모프 2024.08.29 4323 18
불판 9월 5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3] update 너의영화는 10:27 4875 18
불판 9월 4일(수요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32] update 은은 2024.09.03 11483 39
이벤트 영화 <트랜스포머 ONE> 시사회 초대 이벤트 [100] updatefile 두마리토끼 파트너 2024.08.30 5680 77
영화잡담 서프라이즈쿠폰 일정옮기지마세요 [1] new
07:02 167 2
영화정보 <인사이드 아웃2>신규 포스터 [1] newfile
image
02:22 452 0
후기/리뷰 7,8월 길었던 여름 뒤늦은 영화 결산 [1] newfile
image
02:09 226 0
영화관잡담 CGV 아이맥스 스피커 개수 [1] new
01:55 394 2
후기/리뷰 전편 안 본 눈으로 본 <비틀쥬스 비틀쥬스> 초간단 후기(노스포) newfile
image
01:48 390 1
영화잡담 메박 유료관람 하신 분들 적립하셨나요? new
01:43 278 1
쏘핫 이런 거 보면 참 너무하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13] newfile
image
00:30 2344 27
영화잡담 빅토리 드론샷 [3] newfile
image
00:19 574 7
후기/리뷰 안녕, 할부지 후기 (노스포) [1] new
00:09 377 3
영화정보 <위키드>신규 캐릭터 포스터 10종 newfile
image
00:07 280 3
후기/리뷰 오늘 본 5편[비포미드, 52헤르츠, T1다큐, 애프터썬, 비틀쥬스] 간단 후기! [3] new
00:03 406 2
후기/리뷰 [쏘쏘,약스포] 비틀쥬스 비틀쥬스 후기 [6] newfile
image
00:02 353 1
9월 4일 박스오피스<안녕, 할부지 개봉일 1위> [13] newfile
image
00:01 1068 14
<조커:폴리 아 되>IMAX 포스터 [10] newfile
image
00:00 1247 18
후기/리뷰 [노스포,호] 비틀쥬스 2 1편이 필수불가결인 재밌는 속편 [3] newfile
image
23:57 439 6
후기/리뷰 임영웅 2주차 포스터 인증 및 간단 후기 newfile
image
23:44 357 4
후기/리뷰 [파편들의 집]을 보고(약스포) newfile
image
23:42 93 1
후기/리뷰 죽고싶지만 사랑은 하고싶어 노스포 후기 [2] newfile
image
23:36 427 3
영화잡담 베테랑 4dx 당첨되신분...? [2] new
23:29 424 1
영화잡담 트위스터스 후반부 질문 (스포?) [2] new
23:27 302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