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게 무코 나눔으로 덤머니를 보고 왔습니다.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태를 다윗 대 골리앗의 시각에서 재밌게 풀어냈습니다.
거대 금융 자본이 공매도 타겟을 정한 뒤 주가를 눌러버리는 건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싫어하는 행위인데 이런 금융 기관이 개인 투자자를 얕잡아 부르는 용어가 바로 덤머니죠.
레딧 게시판과 길의 활약으로 1주일 천하지만 개미들의 덤머니가 금융 기관을 이겨버리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여기에는 2008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때도 드러난 서민들의 금융 엘리트들에 대한 분노가 섞여 있고, 영화도 그런 측면을 강조합니다. 영화에서 이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배경이 대부분 워킹 클래스(특히 불안정 노동이 다수)죠.
결국 게임스탑 공매도를 주도한 멜빈 캐피탈은 파산해서 망해버리고 말았으니 다윗의 승리였죠...
하지만 꼭 다윈의 승리였을까요? 공매도 세력을 한 번 엿 먹인 건 좋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학살당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400달러까지 치솟았던 게임스탑의 주가는 현재 20달러가 채 되지 않습니다.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태에 뒤늦게 뛰어들었던 이들 중에는 투자금을 채 10%도 못 건진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한국에서는 게임스탑 사태와는 다르지만 늘 '테마주'라는 말도 안 되는 주가 흐름을 보이는 주식들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거 같으면 바이든과 같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그러니까 그냥 생판 모르는 남이...) 운영하는 한국 기업의 주가가 며칠 동안 몇 백 프로가 뛰었다가 폭락하는 식이죠.
한국에선 현재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을 이유로 공매도가 재정비를 위해 일시적으로 중지됐습니다. 공매도가 주가 이상 과열을 진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투기적 투자 행태를 보이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에게 좀 더 위험한 환경이 만들어진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많습니다.
명작까지는 아니어도 재밌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히 경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높이로 만들어서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가 대체로 다윗의 승리라는 서사로 끝나지만 주가 폭등 광풍에는 반드시 개인 투자자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