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녜스 바르다 감독이 연출한 <아녜스v에 의한 제인b>는 시대의 아이콘이자 이후엔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떨친 제인 버킨에 관한 일종의 페이크 다큐멘터리입니다.
40살이 넘은 제인 버킨은 가수로서 배우로서 그리고 모델로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아녜스 바르다는 그녀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아냅니다. 영화의 현장에서의 모습과 더불어 짤막한 이야기로 캐릭터 플레이를 버킨은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촬영은 셀럽, 아내, 엄마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엿보게 합니다. 거울을 들여다보거나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이를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아녜스 바르다는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를 훌륭히 만들어냈었습니다. 특히 JR과 함께 한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은 영화적 재미와 함께 큰 울림을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제인 버킨은 그 유명한 '버킨백'의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저에겐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어머니와 좀 더 각인됩니다. 물론 그 유명한 세르쥬 갱스부르의 아내이기도 했고요. 이젠 두 분 다 이 세상에 없지만 88년에 제작된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의 예술세계를 조금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