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랜드>는 덴마크에서 아이슬란드로 선교하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선교를 소재로 하는 영화라고 하면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면서 새로운 종교가 타 지역에 전파되고 그로 인해 변화하는 과정 위주로 그릴만도 한데 이 영화는 나무 한그루 자라지 않는 척박한 자연과 전혀 다른 환경 앞에 무기력한 인간을 험난하고 고달프게 보여주는데 집중함으로써 다른 분위기를 냅니다.
선교사 토마스는 자신의 여정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데 화면비도 처음부터 끝까지 1.33 : 1 을 유지하며 마치 관객들도 카메라를 통해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때문에 영화관에서 보시면 사이드보다는 스크린 중간쯤에 앉으셔서 보는걸 추천드립니다.
다양한 종류의 앵글을 사용하면서 풍성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것도 좋았고 그에 담긴 광활하면서 차가운 아이슬란드의 대자연, 아이슬란드의 여러 문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몇몇 장면들은 대체 어떻게 찍었나 싶을만큼 대단했고 특히 360도 회전과 고정된 화면에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장면 연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약 100년전 사람들을 그대로 가져온듯한 디테일도 좋았습니다.
여러 캐릭터 간의 관계와 대사, 언어 차이들을 통해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국가간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찾아보니 덴마크가 아이슬란드를 1944년까지 지배했던 관계였더라구요. 또한 선교의 아름답고 긍정적인 부분을 추켜 세우기 보다는 지배적인 관점으로 다가기도 하고 인간 내면에 대한 철학적인 탐구도 여럿 있습니다.
다만 이야기와 장면이 진중하고 호흡이 느린편이라 컨디션 안좋을때 보면 졸음과 지루함을 많이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감안하고 본터라 몰입감이 괜찮긴 했지만 슬로우 무비를 싫어하시거나 영화적 재미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크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불호이신 분들한테는 재미없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충분히 들만 합니다.
별점 : 3.4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