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서 뭣보다도 하코넨 경기장 씬이 전편의 사다우카 출정식 때같이 전혀 생각 밖의 특이한 외계느낌을 줘서 무척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사다우카 출정식이 우주급 초고도 문명 스케일임에도 미개하고 야만적인 중세느낌의 흑마술 같은 주술의식을 해서 보는 사람이 기이하고 섬뜩했었다면 2편의 그보다 더 기괴한 환경 아래 전체씬을 흑백으로 만든 것은 하코넨 종족의 비현실스런 광기를 보여주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었던 것같아요.
살아있는 것에겐 아무 생기도 의미도 없이 오로지 죽음 아니면 생존만 있을 뿐이라는 듯 흑과 백의 대비로만 이뤄진 그들의 극단화된 비인간성과 전체주의적 광기가 극도로 탈색된 흑백화면을 통해 더 극명히 표현되었죠.
예고편에선 유혈이 낭자해 심의 때문에 흑백처리한 건가하고 본편에선 컬러로 나오겠지했었다가 똑같이 흑백이길래 첨엔 좀 의아했지만 고딕적인 다크한 배경음악이랑 공산주의국가 같은 군중들의 광란의 구호소리에 하코넨종족들 이해불가한 괴상한 모습까지 합쳐지니 그 그로테스크한 외계느낌이 1편 사다우카 때보다 더했던 듯해요.
이제까지 외계행성 다루는 영화들에서 늘상 클리셰처럼 나오던 흔해빠진 요상한 괴물 크리처 하나 안나와도 하코넨 자체가 오히려 더 괴물스런 존재이고 그들의 괴이한 외계행성도 그만큼 더 사실적으로 전해지더군요.
오프닝 및 초중반 프레멘과 전투 벌이는 하코넨 종족들 모습과 함께 굉장히 창의적이고 독특한 외계행성 묘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갠적으로는 하코넨 때문에 재감상을 하고싶게 만들만큼 임팩트 있어서 영화에서 다소 평범하게 그려진 주인공 아트레이더스나 프레멘들 황제족들 보다도 더 인상적이었음..)